[천지인뉴스] 민주당 친명 최고위원들 “정청래식 독단 끝내야…합당 방식부터 민주적이어야”
정범규 기자

조국혁신당 합당 제안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공개 충돌로 확산됐다.
친명계 최고위원들이 절차 없는 결정에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당원주권을 내세운 지도부 운영 방식에 근본적 재검토 요구가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내부에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을 둘러싼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이 정청래 대표의 이른바 ‘깜짝 합당 제안’을 정면 비판하며, 당 운영 방식의 전면적인 전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세 최고위원은 23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진짜 통합을 말하려면 그 방식부터 민주적이어야 한다”며 합당 제안이 진행된 전 과정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이들은 먼저 “정 대표의 합당 제안으로 인해 당내 혼란과 불신, 갈등이 초래된 점에 대해 당원과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히며 지도부 내부의 책임을 인정했다. 이어 “이 사태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고위원들은 특히 합당 논의 과정이 최고위원회 내부에서조차 공유되지 않았다는 점을 핵심 문제로 지적했다. 이들은 “최고위원들조차 모르는 사이 합당 논의가 진행됐다는 점, 그 절차와 과정의 비민주성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며 “정 대표는 이를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고 주장하지만, 그 결단에 이르기까지 어떤 공식 논의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원주권을 말하면서 정작 당의 진로는 당대표 개인의 판단으로 결정해 놓고, 당원들에게는 찬반 선택지만 던지는 방식이 과연 민주적 정당의 운영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는 명백한 월권이며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세 최고위원은 이번 합당 제안이 이재명 대통령과의 교감 속에서 이뤄진 것처럼 일부 언론에 보도된 점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들은 “대통령과의 교감이 있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당무는 당의 책임이며, 당이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이 마치 합당 과정에 관여한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당청 관계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런 방식으로는 결코 원팀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정청래 대표를 향해 세 가지 요구사항을 공식 제시했다. 첫째, 이번 합당 제안으로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한 공식 사과, 둘째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셋째 합당 제안이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떤 방식으로 논의됐는지에 대한 전면 공개다.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지도부 책임론도 거론됐다. ‘정 대표가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사퇴 요구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질문에 최고위원들은 “일단 요구를 했으니 지켜보겠다”며, 향후 상황에 따라 정 대표의 진퇴 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번 공개 반발은 단순한 이견 표출을 넘어 민주당 지도체계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로 읽힌다. 특히 친명계 핵심 최고위원들이 동시에 나섰다는 점에서, 합당 논의를 둘러싼 갈등이 일시적 해프닝을 넘어 당내 권력 구조와 의사결정 방식 전반에 대한 근본적 논쟁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조국혁신당과의 통합 논의가 지방선거 전략과 이재명 정부 성공이라는 명분 아래 제기된 만큼, 향후 민주당 내부에서 당원주권과 지도부 리더십의 균형을 둘러싼 치열한 정치적 토론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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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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