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법원 “대통령도 재직 중 수사 가능”…윤석열 ‘불소추 특권’ 주장 전면 배척
정범규 기자


서울중앙지법, 12·3 비상계엄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 측 형사상 불소추 특권 주장 기각
검찰·공수처 내란죄 수사권 모두 인정…수사·기소 정당성 재확인
대통령 권한 남용에 대한 사법적 통제 원칙 분명히 한 판단으로 평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법원이 “대통령 재직 중이라도 수사가 가능하다”고 판단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의 형사상 불소추 특권 주장을 전면 배척했다. 헌법상 대통령의 형사상 특권이 수사 자체를 차단하는 절대적 면책 특권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선고 공판 과정에서 이 같은 취지의 판단을 밝혔다. 재판부는 대통령의 형사상 불소추 특권은 ‘재직 중 기소 제한’에 관한 규정일 뿐,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까지 금지하는 조항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봤다. 특히 내란과 같은 중대 범죄 혐의에 대해 수사권 자체를 부정할 경우 헌법 질서 수호라는 형벌권의 본질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그동안 헌법 제84조를 근거로 대통령 재직 중에는 형사상 소추가 불가능하며, 이에 따라 수사 역시 제한돼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쳐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불소추 특권이 ‘면책 특권’으로 확장 해석될 수 없으며, 특히 내란 혐의는 헌법이 명시적으로 예외로 두고 있는 범주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수사와 기소의 정당성이 인정된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또 검찰의 내란죄 수사권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내란죄 수사권 역시 모두 인정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공수처가 내란죄에 대한 직접 수사권이 없다고 주장해왔으나, 법원은 관련 법령 체계와 수사 경위를 종합해 공수처 수사 역시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이는 12·3 사태 수사의 절차적 정당성을 사법부가 공식적으로 확인한 셈이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1심 선고를 앞두고 19일 오후 12시 50분경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했으며, 오후 3시부터 진행된 선고 공판에 참석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라는 중대한 범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 내려지는 자리인 만큼 법원 주변에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번 판단은 단순히 한 전직 대통령의 형사책임 여부를 넘어, 대통령 권한과 사법적 통제의 범위를 둘러싼 헌법적 쟁점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통령의 직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위헌·위법 행위에 대해 수사 자체를 봉쇄하는 해석이 가능하다면, 권력 남용에 대한 민주적 통제 장치는 사실상 무력화될 수밖에 없다.
헌법은 대통령에게 일정한 특권을 부여하고 있지만, 동시에 내란·외환죄에 대해서는 예외를 명시하고 있다. 이는 국가의 기본 질서를 침해하는 범죄에 대해서는 어떠한 권력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헌정 원칙을 반영한 것이다. 이번 법원 판단은 그러한 원칙을 재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향후 고위 권력자에 대한 형사책임 판단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권력의 정점에 있던 인물이라 하더라도 헌법 질서를 침해한 행위에 대해서는 사법적 심판을 받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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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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