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호남엔 불 안 나나” 김정재 의원, 공천 거래 의혹까지… 민주당 “3~5억 금전 거래 정황 수사해야”
정범규 기자

민주당 “공천 청탁·단수 요구 정황 담긴 녹취 확인”
김정재 의원, 이철규 의원과의 통화서 “포항선 돈으로 매수” 발언
정청래 대표 “충분한 범죄 혐의… 관계당국 철저히 수사해야”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을 둘러싼 ‘호남엔 불 안 나나’ 망언 논란에 이어, 공천 거래 의혹까지 추가로 제기했다. 민주당은 김 의원이 이철규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과의 통화에서 금전 거래 정황을 직접 언급한 녹취가 확인됐다며, “단순한 망언을 넘어 범죄 혐의가 될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준호 최고위원은 “지난 회의에서 ‘호남엔 불 안 나나’ 망언의 당사자가 김정재 의원임을 확인했다”며 “국민께 직접 사과할 마지막 기회를 드렸지만, 오히려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어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김정재 의원이 과거 공천과 관련해 이철규 의원과 나눈 통화 내용이 공개됐다”며 뉴스타파가 9월 4일 보도한 녹취 영상을 공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은 2024년 1월 통화에서 “포항 같은 데는 돈으로 매수한다. 보통 3억~5억 원을 주고 캠프를 통째로 데려오거나 지지 선언을 하게 하는 게 일상화됐다”며 “예전에 다른 후보가 저한테 5억을 요구했다. 또 지금도 돈이 오가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공천 과정에 금전 거래가 이뤄졌다는 의혹을 스스로 시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최고위원은 “김 의원은 ‘웬만하면 단수로 해 달라’며 사실상 공천 청탁을 시도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이는 단순한 정치적 문제를 넘어선 범죄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천에 돈이 오간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현직 의원의 육성으로 드러난 것은 충격적”이라며 “3억~5억 원이라는 액수와 구체적 정황을 고려하면, 즉각적인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재 의원은 공천 거래 의혹에 대해 국민 앞에 소상히 해명해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공천을 돈 주고 사는 정당’이라는 오명을 벗으려면, 지난 총선 공천 과정 전체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즉각 거들었다. 정 대표는 “영상 속 통화 내용을 들어보니
…충분한 범죄 혐의와 증거가 될 수 있다”며 “관계 당국은 신속하고 철저히 수사해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김정재 의원의 망언뿐 아니라, 공천과정에서 돈이 오갔다는 의혹은 국민의힘 내부의 구조적 부패를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국민의힘은 책임 있는 자세로 진상 규명에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의 발단은 김정재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호남엔 불 안 나나”라는 망언을 했다는 민주당의 폭로에서 비롯됐다. 민주당은 해당 발언이 지역을 비하하고 국민 통합을 해치는 중대한 문제라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이후 “발언한 적 없다”며 부인했고, 자신이 정치적 공격의 희생양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하지만 민주당은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김 의원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공천 거래 의혹이 더해지면서 김 의원의 정치적 책임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편, 통화에 등장한 이철규 의원은 “당시 통화를 정확히 기억하지 않는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김 의원의 육성으로 녹취된 내용이 공개된 만큼 ‘기억나지 않는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며 “검찰과 선관위가 즉시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안이 단순히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국민의힘 내 공천 구조의 불투명성과 금권정치의 민낯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공천 부패에 대한 자정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향후 총선 과정에서도 금전 거래 의혹은 반복될 것”이라며 “정치개혁의 필요성이 다시금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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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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