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지귀연 판사, 핸드폰 수차례 교체·룸살롱 접대 의혹 확산
정범규 기자

핸드폰 교체 시점마다 핵심 사건 연루… 민주당 “20차례 이상 고급 룸살롱 접대받아”
대법원 “직무 관련성 없다” 결론에 시민단체 “사법부 스스로 신뢰 무너뜨려”
공수처 수사 앞두고 진실 공방 가열, 내란 재판 공정성 논란까지 확산
내란 사건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를 둘러싼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지 판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 직전과 접대 의혹 제기 직후, 잇따라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증거 인멸 정황이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졌다. 여기에 더불어민주당이 “지 판사가 수년간 20여 차례 고급 룸살롱 접대를 받고도 비용을 내지 않았다”는 구체적 제보 내용을 공개하면서 사법 신뢰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핵심은 시점이다. 통신 이력에 따르면 지 판사는 윤 전 대통령의 구속취소 청구가 이뤄진 2월 4일, 6년간 사용하던 갤럭시 S10을 최신 기종인 S25 울트라로 교체했다. 그런데 불과 6분 만에 다시 기존 기기로 복귀한 뒤, 다음 날 새벽 최종적으로 신형 기기로 전환했다. 이후 접대 의혹이 제기된 5월에는 또 한 번 단말기를 바꾸었다. 당시 S25 울트라에서 샤오미 레드미노트14로 갈아탔다가 5분 뒤 다시 되돌리고, 이틀 후 최종 변경하는 등 석연치 않은 교체 패턴이 반복됐다.
민주당은 이를 두고 “증거 인멸 또는 통신기록 삭제 시도”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내란 및 윤석열 석방 재판 등 민감한 시점마다 휴대전화를 바꾼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막으려는 행위로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보안이나 성능 문제로 단말기를 바꾸는 건 일반적 행위”라며 “의도적 인멸로 몰아가는 건 정치공세”라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기에 ‘룸살롱 접대 제보’까지 공개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실의 정의찬 정무실장은 기자회견에서 “지 판사가 수년간 20차례 이상 회원제 룸살롱 접대를 받았으며, 비용은 모두 제보자가 부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석방 다음 날 새벽, 제보자로부터 함께 찍은 사진을 받았고, 이후 해당 인물을 만나 지 판사가 고급 룸살롱에서 반복적으로 접대를 받았다는 구체적 진술을 들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해당 제보자는 지 판사를 최소 7회 이상 같은 룸살롱에 동반했고, 다른 업소까지 합하면 20여 차례가 넘는다”며 “단순한 술자리가 아니라 회원제로 운영되는 고가 접대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룸살롱 상호명과 주소를 전달받아 제3자가 내부를 촬영했고, 이 사진은 민주당 법사위원들에게 전달돼 김기표 의원이 5월 법사위에서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법원 감사위원회는 지난 26일 심의에서 “현재 확인된 사실만으로는 징계 사유가 인정되기 어렵다”며 “공수처 조사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결론을 냈다. 다만 감사위는 “지 판사가 후배 법조인들과 사적으로 모임을 가졌으며, 비용을 직접 부담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대법원이 스스로 사법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공수처 수사를 핑계로 결론을 미루는 것은 사실상 책임 회피”라며 “감사위가 ‘직무 관련성 없음’ 결론을 내렸지만, 지 판사가 ‘술 한두 잔만 마시고 이석했다’는 주장을 어떤 증거로 확인했는지도 불투명하다”고 비판했다.
결국 이번 사안은 내란 재판의 공정성과도 직결된다. 민주당은 “재판부 구성원 중 한 명이라도 접대 의혹과 증거 인멸 의혹에 휩싸였다면, 재판 신뢰는 이미 무너졌다”며 지 판사의 교체를 촉구했다. 사법부가 어떤 결단을 내릴지, 그리고 공수처가 이 사안을 어떻게 수사할지가 향후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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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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