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김건희씨 첫 재판 중계…여론조사·통일교 금품 정황 드러나며 특검 “시세조종 인식” 주장
정범규 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통일교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건희씨 재판이 처음으로 중계되며 주요 정황이 대중에 공개됐다.
여론조사 무상 제공, 고가 선물 수수, 시세조종 인식 정황 등 핵심 증거가 재판부 판단의 중심에 섰다.
무죄추정·명예권과 국민 알권리 충돌 속에, 향후 결심 공판에서 정치·사회적 파장이 집중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19일 김건희씨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재판을 속행하며 특검팀의 재판 중계 신청을 일부 허가했다. 재판부는 “국민의 알 권리와 공익적 목적을 고려해야 하지만, 피고인의 명예와 무죄추정 원칙도 보호돼야 한다”며 서증조사가 본격화되기 전까지만 중계를 허용했다. 제3자 개인정보가 포함된 서증의 공개는 회복하기 어려운 법익 침해를 초래할 수 있고, 서증조사 과정에서 피고인의 즉각적 반론권 보장이 제한된다는 이유도 덧붙였다.
이 결정으로 김건희씨가 피고인석에 앉아 있는 모습이 두 달 만에 다시 공개됐지만, 이는 본격 심리 이전 단계에서만 허용된 제한적 중계였다. 이날 김씨는 검은 코트와 바지를 착용하고 입정했으며, 마스크와 검은 안경을 쓰고 있었다. 서증 조사 시작과 동시에 중계는 약 2분 만에 종료됐다.
오후 재판에서는 김씨 측 변호인이 “피고인이 어지러움으로 몇 번 넘어졌다”며 퇴정을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들것 형태의 의자에 기대 대기할 수 있도록 조치한 뒤 재판을 이어갔다. 구속 피고인에 대한 기본적 신체 보호 조치를 유지하되, 심리는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판단이었다.
특검은 이날 김건희씨와 명태균씨 간의 20대 대선 전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열세로 나타난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한 내용, 김씨가 “넵 충성”이라고 답한 대화 등이 포함됐다. 또한 통일교 관계자가 2022년 7월 고가 목걸이를 구매한 영수증,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건진법사 전성배씨에게 “여사님께 고가 선물을 드리고 싶은데 괜찮겠나”라고 보낸 메시지 등도 제출됐다. 이는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의 실체를 보여주는 정황으로 평가된다.
이날 법정에서 공개된 통화 녹취에는 2010~2011년 김씨가 증권사 직원들과 나눈 대화가 포함돼 있다. 특검은 “시세조종을 인식하고 가담한 정황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하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 구조를 설명했다. 김씨는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시세조종에 가담해 약 8억1천만원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8월 말 구속기소됐다.
이외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과 공모해 명태균씨로부터 2억7천만원 상당의 여론조사를 무상 제공받은 혐의, 2022년 4~7월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총 8천만원 상당의 고가 선물과 청탁을 받은 혐의가 병합돼 심리되고 있다.
김건희씨 재판은 오는 26일 증인신문, 다음 달 3일 결심공판만을 남겨두고 있다. 특검은 피고인 신문 역시 중계해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라, 결심 공판에서는 한층 더 높은 사회적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권력 감시·투명성의 원칙이 다시 시험대에 오르는 순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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