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김도읍 “계엄 사태 송구”…책임 사과 뒤엔 ‘반이재명 전선’ 꺼낸 국민의힘
정범규 기자

비상계엄 선포로 국민 불안과 혼란을 초래한 데 대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뒤늦은 유감을 표명했다.
그러나 사과 직후 ‘반이재명 전선’과 보수 대통합을 강조하며 책임 인식보다 정치 공세에 방점을 찍었다.
민주주의 훼손 사태에 대한 성찰 없이 정쟁으로 전환하는 태도에 진정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비상계엄 선포로 국민에게 불안과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참담한 심정으로 깊이 새기고 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김 의장은 국민의힘이 배출한 대통령 재임 중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 국민에게 진정으로 송구하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국민의힘 구성원 누구도 계엄을 사전에 알지 못했고 동의한 사실이 없다는 점과는 별개로, 집권 여당으로서 국민 앞에 책임을 느낀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사태의 원인과 책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나 당 차원의 실질적 책임 조치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문제는 사과 직후 이어진 발언에서 드러났다. 김 의장은 초심으로 돌아가 성찰하고 쇄신하겠다고 밝히면서도, 곧바로 반헌법적·반민주적 이재명 정권에 맞서 자유민주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며 반이재명 전선 구축과 보수 대통합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비상계엄이라는 중대한 민주주의 훼손 사태에 대한 책임 인식보다, 이를 정치적 대결 구도로 전환하려는 태도라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김 의장은 또 올해 교수들이 선정한 사자성어 가운데 하나로 ‘천명 미상’을 언급하며, 이는 하늘의 뜻이 일정하지 않다는 의미이자 민심의 무서움을 알고 민심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권력은 언제나 민심 앞에 겸허해야 하며, 민심을 거스르는 정치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엄중한 경고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어진 발언에서도 국민의힘의 반성은 오래가지 않았다. 김 의장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정치공작과 반헌법적 행태를 멈추라고 요구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국민의 질책과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말했지만, 동시에 2026년을 겨냥해 보수의 가치에 충실한 민생정당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하며 정치적 메시지에 무게를 실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비상계엄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대해 집권 여당이 보다 분명한 책임 인식과 자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사과의 형식을 취하면서도 곧바로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을 겨냥한 대결 구도를 꺼내 든 것은,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정치적 유불리 계산에 몰두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평가다.
민주주의 질서를 흔든 사안에 대해 책임 있는 정치 세력이라면 말로만의 유감 표명이 아니라, 왜 이런 일이 가능했는지에 대한 성찰과 제도적·정치적 책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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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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