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권성동 징역 2년 선고에도 논란…“30년 공직 봉사” 감형 사유에 거센 비판
정범규 기자

통일교 불법 정치자금 사건으로 권성동 의원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재판부가 ‘30년 공직 봉사’를 감형 사유로 언급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권력자 범죄에 반복되는 사법 관용 논리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우인성 부장판사는 27일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 원을 선고했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 5일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윤석열 정부의 교단 관련 지원과 각종 편의를 청탁받는 대가로 1억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해당 금품이 명백한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국회의원은 헌법상 청렴 의무에 따라 양심에 기초해 국가 이익을 우선하며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며 “피고인의 행위는 국민의 기대와 헌법상 책무를 저버린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특히 국가 권력을 행사하는 입법부 구성원이 종교 권력의 청탁을 수반한 금품을 받은 행위는 민주주의 질서를 훼손하는 사안이라고 명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양형 사유에서 권 의원에게 유리한 판단을 다수 제시했다. 판결문에는 권 의원이 15년간 검사로 재직했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까지 지낸 법률 전문가임에도 수사 초기부터 혐의를 부인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하면서도, 동시에 윤 전 본부장에게 적극적으로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그리고 “30년간 공직에 재직하며 국민을 위해 봉사해 온 점”을 감형 사유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 대목을 두고 판결 직후 법조계와 시민사회에서는 강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불법 정치자금 수수라는 명백한 권력형 범죄 앞에서 장기간 공직 재직 경력이 오히려 형을 가볍게 하는 이유로 작동하는 것이 과연 정당하냐는 비판이다.
특히 ‘30년 공직 봉사’라는 표현 자체가 역설적으로 범죄의 중대성을 키우는 요소라는 지적도 나온다. 오랜 기간 검사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법과 제도의 취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인물이라는 점은 책임 경감이 아니라 책임 가중 사유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권 의원은 수사와 재판 과정 내내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고, 정치적 책임 또한 회피해 왔다. 그럼에도 법원은 이러한 태도를 엄중히 질타하면서도 최종 양형에서는 공직 경력을 감형 요소로 인정했다. 판결 논리와 결론 사이의 간극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판결은 앞서 김건희 씨 사건을 비롯한 일련의 권력형 범죄 판결과도 비교되며 형평성 논란을 키우고 있다. 사법부가 판결문에서는 강한 도덕적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실제 형량 판단에서는 반복적으로 ‘경력’과 ‘공적 이력’을 이유로 관대한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시민사회에서는 “국민을 위해 봉사했다는 경력이 면죄부가 된다면, 권력형 범죄는 구조적으로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공직은 특권이 아니라 책임의 자리이며, 그 책임은 범죄 앞에서 더욱 무거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실형 선고라는 점에서 의미를 가지지만, 동시에 사법부가 여전히 권력자 범죄에 대해 일정한 온정을 유지하고 있다는 인상을 남겼다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특히 불법 정치자금이라는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하는 범죄에 대해 ‘봉사 경력’을 감형 사유로 제시한 점은 향후 항소심에서도 주요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권력의 오래됨이 책임을 덜어주는 사회인지, 아니면 그만큼 더 엄정한 책임을 묻는 사회인지에 대한 질문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이번 판결은 단순히 한 정치인의 유죄 여부를 넘어, 사법 정의가 누구에게 얼마나 동일하게 적용되는지를 묻는 또 하나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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