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해결책 마련하겠다” 하루 만에 말 바꾼 트럼프…즉흥 통상정치에 한미 불확실성 커져
정범규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관세 인상 발언 하루 만에 유화적 메시지를 내놨다.
강경 발언과 완화 신호가 뒤섞이며 통상 정책의 일관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즉흥적 외교 스타일이 동맹국 경제에 불안만 키운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이 전날 밝힌 한국산 제품 관세 인상 방침과 관련해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한 발 물러서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하루 사이에 입장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미국 통상 정책의 신뢰성과 예측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7일 백악관에서 취재진으로부터 한국 관세 인상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우리는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같은 표현을 반복하며 대화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 발언은 전날 한국 국회를 직접 겨냥해 관세 인상을 예고한 강경 메시지와는 결이 다른 것이다. 불과 하루 전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한국 국회에서 대미 투자 관련 특별법이 지연되고 있다며 자동차를 포함한 한국산 제품의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급격한 기조 변화는 한국과의 협상을 통한 출구를 열어둔 것으로 해석되지만, 동시에 동맹국을 상대로 한 압박성 발언을 즉흥적으로 던졌다가 여론과 시장 반응을 보고 수위를 조절하는 방식이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도 함께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금융시장과 수출 업계는 큰 혼란을 겪었다. 관세 인상 가능성만으로도 자동차·부품·의약품 등 주요 산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급격히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루 만에 “해결책”을 언급하면서, 해당 발언이 과연 정책 결정인지 정치적 메시지인지조차 구분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와 관련해 조현 외교부 장관은 2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언급이 국내에서 거론된 쿠팡 사태나 온라인플랫폼법 도입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국무부와의 접촉 결과를 토대로 “직접적인 관계는 없는 것으로 결론 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특히 쿠팡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처음부터 외교 문제로 비화되지 않도록 미국 측에 충분히 설명해 왔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관련 미국 투자사들이 국제투자분쟁 절차를 진행 중인 만큼, 정부 관계자 발언 하나하나가 소송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덧붙였다.
그는 또 한미 공동 설명자료에 대한 국회 비준 문제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을 언급한 것은 아니라며, 구체적이고 합리적으로 추정 가능한 특정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체계적인 정책 판단보다는 정치적·즉흥적 성격이 강하다는 점을 외교적으로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조 장관은 “불과 며칠 사이에 새로운 메시지가 나오고 입장이 바뀌는 것이 현재 미국 정부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며 “변화된 미국 정부를 상대로 보다 정교하고 냉정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사안을 두고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발언이 협상 카드가 아니라 일종의 정치적 압박 수단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책 발표와 철회, 완화 신호가 반복되면서 미국 스스로도 국제 통상 질서의 예측 가능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맹국을 향한 관세 위협이 하루 단위로 뒤집히는 상황은 자유무역 체제의 근간을 흔들 뿐 아니라, 상대국 정부와 기업에 과도한 비용과 혼란을 안긴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특히 한국처럼 대미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이러한 즉흥 외교의 파장은 더욱 크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의 통상 정책이 제도와 협의 구조보다 개인의 발언과 정치적 계산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협상은 예측 가능성을 전제로 하지만, 발언 하나로 시장을 흔들고 다음 날 이를 완화하는 방식이 반복될수록 신뢰는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번 “해결책” 발언 역시 실제 정책 변화로 이어질지, 아니면 또 다른 압박성 메시지의 전주곡일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다만 분명한 것은 즉흥적 통상 정치가 한미 관계는 물론 글로벌 경제 안정성에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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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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