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악플 대응 넘어선 사적 보복”…배현진 의원, 시민 가족사진 공개 논란 확산
정범규 기자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SNS 댓글에 대응하며 일반 시민의 가족사진을 공개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단 한 줄 댓글에 미성년자로 보이는 아이 사진까지 노출되며 과잉 대응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공인의 권력과 사적 감정이 뒤섞인 위험한 대응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달린 댓글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일반 시민의 가족사진을 직접 공개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정치적 비판을 넘어선 사적 ‘박제’에 가깝다는 비판과 함께, 공인으로서의 책임을 저버린 행위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배 의원이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이었다. 해당 글에서 배 의원은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해 지명 철회가 아닌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게시글이 올라간 지 약 10분 뒤 한 시민이 댓글로 “니는 가만히 있어라”라는 짧은 문장을 남겼다. 이후 댓글 창에서 설전이 오갔고, 배 의원은 곧바로 “내 페북 와서 반말로 큰 소리네”라는 대댓글을 달며 맞대응했다.
논란은 그 다음 대응에서 본격화됐다. 배 의원은 해당 댓글 작성자의 페이스북 프로필에 공개돼 있던 사진을 그대로 캡처해 댓글에 첨부했고, “자식 사진 걸어놓고 악플질”이라는 문구를 함께 게시했다. 해당 사진에는 여자아이로 보이는 미성년자의 얼굴이 모자이크 없이 그대로 노출돼 있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 공간에서는 비판이 빠르게 확산됐다. 정치적 의견 충돌을 넘어, 국회의원이 일반 시민의 가족 사진을 공개적으로 노출시킨 것은 명백히 선을 넘은 행위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댓글 내용이 욕설이나 위협이 아닌 짧은 비판 표현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대응의 수위가 지나치게 과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네티즌은 “댓글 내용이 거칠 수는 있지만, 단 한 줄 말에 가족 사진까지 공개하는 것은 권력자의 과잉 반응”이라고 비판했고, 또 다른 시민은 “공인이 개인을 상대로 위력을 행사한 전형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문제의 핵심은 표현의 수위가 아니라 권력의 비대칭성에 있다. 국회의원이라는 공적 권력을 가진 인물이 자신의 플랫폼에서 일반 시민을 특정하고, 그 가족 사진까지 노출시키는 행위는 사실상 사회적 낙인 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특히 사진 속 인물이 미성년자로 보인다는 점은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다. 정치적 발언의 당사자도 아닌 아이의 얼굴이 아무런 보호 조치 없이 공개됐다는 점에서, 정치적 갈등의 대가를 제3자에게 전가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배 의원은 그간 악성 댓글에 대한 엄정 대응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해 온 인물이다. 실제로 2019년에는 배 의원 관련 기사에 악성 댓글을 단 50대 남성이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례도 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법적 대응이나 신고가 아닌, 개인의 신상 일부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다.
법적 처벌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민변 정보보호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최새얀 변호사는 개인정보보호법상 위반으로 단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해당 법률은 주로 개인정보 처리자를 규율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SNS 이용 관계에서 배 의원을 처리자로 볼 수 있는지에는 법리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미성년자 얼굴이 모자이크 없이 노출된 점을 놓고 아동복지법 위반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으며, 명예훼손이나 인격권 침해 문제로 민사상 다툼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논란은 정치인의 ‘악플 대응’이라는 오래된 논쟁을 다시 꺼내 들고 있다. 표현의 자유와 인격 보호 사이의 균형을 넘어, 공적 권력을 가진 이가 사적 감정으로 시민을 압박할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다.
비판의 핵심은 댓글의 무례함이 아니라, 그에 대응하는 방식이 민주주의 사회의 공적 윤리에 부합했는가라는 질문에 있다. 정치인은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자리이며, 그 과정에서 시민과의 갈등을 힘의 차이로 해결하려는 순간 공적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안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한 SNS 해프닝을 넘어, 공인의 책임과 권력 감수성, 그리고 정치의 품격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를 다시 묻고 있다.
진실과 공정한 천지인 뉴스, 정확한 팩트
정범규 기자
뉴스 제보: chonjiinnews@gmail.com
저작권자 © 천지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는 자료 수집과 정리 과정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이 참고 수준으로 활용됐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