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내란 중요임무 종사’ 이상민 1심 징역 7년…구형 15년의 절반, 책임에 비해 가볍다
정범규 기자


12·3 비상계엄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전달 혐의 이상민 전 장관 1심 징역 7년
재판부, 비상계엄은 ‘내란’ 명확히 판단…위증도 유죄 인정
구형 15년의 절반 수준 선고에 “헌정질서 파괴 범죄에 비해 지나치게 관대” 비판 제기
12·3 비상계엄 당시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전달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비상계엄을 형법상 ‘내란’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이 전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헌법재판소 위증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지만, 구형량 15년에 크게 못 미치는 형을 선고해 형량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는 12일 선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을 ‘내란 집단’으로 지칭하며, 12·3 비상계엄이 다수 병력과 경찰력을 동원해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 기능을 제약하려 한 폭동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는 앞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의 판단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사법부가 12·3 계엄을 헌정질서를 파괴한 내란으로 거듭 확인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이 비상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주요 기관 봉쇄 및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를 받고 이를 소방청장에게 전달한 행위를 내란 중요임무 종사로 인정했다. 특히 고위 공직자로서 비상계엄의 요건과 한계를 충분히 인식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고, 국회 상황을 인지한 상태에서 지시를 전달한 점 등을 들어 국헌문란의 목적과 고의를 인정했다.
또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과정에서 단전·단수 지시를 부인한 증언에 대해 허위 진술로 판단하며 위증 혐의도 유죄로 봤다. 재판부는 “진실을 은폐하고 책임에서 벗어나려 했다”며 강하게 질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량은 징역 7년에 그쳤다. 특검이 구형한 15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재판부는 계엄 선포 이전 사전 모의 정황이 뚜렷하지 않은 점, 반복적·적극적 지시 정황이 확인되지 않은 점, 실제 단전·단수가 실행되지는 않은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내란은 결과가 아니라 행위 자체로 국가의 존립과 헌정질서를 침해하는 중대 범죄다. 재판부 역시 “민주주의 핵심 가치를 근본적으로 훼손한 행위”라며 엄중 처벌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형량이 7년에 그친 것은 판시 내용과 양형 사이의 간극이 크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더욱이 한 전 총리가 같은 15년 구형에 대해 징역 23년을 선고받은 것과 비교하면, 동일한 ‘내란’ 범주 안에서도 형량 편차가 지나치게 크다는 비판도 나온다. 서로 다른 재판부가 사건의 구조적 중대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개인별 책임의 무게를 달리 본 셈이지만, 국민적 관점에서 보면 헌정질서를 무너뜨린 행위에 대한 사법적 단죄가 일관성을 갖추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는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기능을 물리적으로 차단하려 한 시도로, 민주주의 사회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위헌적 행위다. 그것이 실행에 이르지 않았다는 사정이 형량을 크게 낮출 사유가 되는지에 대해서는 법리적·사회적 논쟁이 불가피하다.
이번 판결은 12·3 내란 사태에 대한 사법적 판단의 한 축을 형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헌정질서 파괴 범죄에 상응하는 책임이 충분히 부과됐는지에 대해서는 항소심에서 다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민주주의를 위협한 권력 남용에 대해 어떤 기준으로 단죄할 것인지는 대한민국 사법의 역사적 책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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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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