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극우 유튜브에 흔들린 장동혁, 야당 대표 자격을 묻는다
정범규 기자


청와대 오찬 한 시간 전 돌연 불참…당내 강경파와 외부 극우 여론에 밀린 결정
전한길 등 극우 유튜브 발언 직후 지도부 기류 급변, 최고위원 공개 반대 쏟아져
공당 대표가 외부 강성 여론에 휘둘린 모양새…야당 지도력·책임정치 근본 의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청와대 오찬 돌연 불참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한 일정 변경을 넘어 공당 지도자의 정치적 독립성과 책임성을 묻는 문제로 번지고 있다. 특히 극우 성향 유튜버 전한길 씨의 감정적 호소와 공개 압박이 이어진 직후 당 지도부 기류가 급변했다는 점에서, 야당 대표가 외부 강성 여론에 휘둘린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전한길 씨는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당 대표 당선을 도왔다”고 주장하며 장 대표에게 사실상 정치적 채무를 상기시키는 발언을 했다. 그는 눈물까지 보이며 장 대표의 청와대 오찬 불참을 강하게 요구했다. 방송에서 전 씨는 “전한길이 내일 경찰서 앞에 가면 (장 대표는) 청와대에 갈 게 아니라 전한길을 응원하러 와야 되는 거 아닌가요?”라고 말하며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이는 특정 정치인이 공당 대표의 일정을 좌우해야 한다는 식의 발언으로 해석될 소지가 충분하다.
더 나아가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 선고 일주일 남겨놓고 진짜 내란 우두머리 이재명을 만나러 청와대에 찾아가냐”고 주장하며 오찬 자체를 정치적 배신 행위처럼 규정했다. 이 발언은 사법 절차가 진행 중인 사안을 정치적 선동의 소재로 활용한 것으로, 동시에 이재명 대통령과의 공식 회동을 ‘적과의 만남’으로 프레이밍한 셈이다. 공당 대표의 외교·국정 현안 논의를 극단적 진영 대결 구도로 몰아넣은 것이다.
문제는 이런 발언이 나온 이후 국민의힘 지도부 내부에서 오찬 불참 요구가 공개적으로 터져 나왔고, 결국 장 대표가 한 시간 전 참석을 철회했다는 점이다. 강성 최고위원들의 반대와 극우 유튜브의 압박이 맞물리며 대표의 결단이 번복된 흐름은 부인하기 어렵다. 정치적 판단이 숙의와 전략이 아니라 실시간 방송과 지지층 결집 논리에 의해 좌우된 것처럼 비쳤다면, 이는 지도력의 심각한 손상이다.
더욱이 장 대표는 그동안 ‘윤 어게인’으로 상징되는 강성 친윤 지지층과의 관계에 대해 명확한 선을 긋지 않은 채 모호한 태도를 유지해 왔다. 이번 사태는 그 정치적 태도의 연장선으로 읽힌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결집한 강성 지지층의 정서와 이를 대변하는 극우 유튜브의 주장에 사실상 보폭을 맞춘 결과가 됐기 때문이다. 정치적 독립성은 선언이 아니라 행동으로 입증되는 것이다.
야당 대표의 역할은 분명하다. 정부와 각을 세우되, 필요한 자리에서는 국민을 대신해 질문하고 요구하고 협상하는 것이다. 오찬 참석이 곧 동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대면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야당의 책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단적 지지층의 반발을 이유로 대화를 거부하는 모습은 책임정치와 거리가 멀다.
정당 민주주의는 유튜브 스튜디오에서 결정되지 않는다. 눈물과 호소, 실시간 채팅창의 환호가 당 대표의 공식 일정을 좌우하는 구조라면, 이는 제도 정치의 심각한 왜곡이다. 장동혁 대표는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강성 지지층의 박수에 의존하는 정치를 계속할 것인지, 아니면 공당 대표로서 독립적 판단과 책임 있는 결단을 보여줄 것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이번 사태는 한 번의 오찬 취소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야당 지도부가 극우 유튜브의 정치적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결국 국민 전체에게 돌아간다.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은 지금, 그 진정성이 시험대에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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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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