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헌재 “재판소원 입법 가능”…민주당 “사법 정의 완성의 마지막 퍼즐”
정범규 기자


헌법재판소가 재판소원 도입과 관련해 헌법상 근거를 부정하기 어렵다고 밝히며 입법 가능성을 확인했다.
대법원이 사법권 독립 침해와 ‘제4심’ 우려를 제기한 데 대해 민주당은 과도한 성역 논리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재판소원법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며 사법개혁의 분수령이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헌법재판소가 재판소원 제도 도입과 관련해 헌법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대법원의 주장에 선을 그으면서, 사법개혁을 둘러싼 논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헌재는 헌법 제111조가 규정한 헌법소원의 범위는 법률로 정하도록 되어 있다며, 재판소원 도입을 위해 반드시 개헌이 필요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놓았다. 이는 사법부의 확정 판결이라 하더라도 헌법적 통제를 전면 배제할 수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법원은 재판소원이 사법권 독립을 침해하고 사실상 ‘제4심’을 도입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대해 왔다. 특히 재판소원이 허용될 경우 소송이 남발돼 이른바 ‘소송 지옥’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왔다. 그러나 헌재는 재판소원이 일반 상고심처럼 사실관계나 법률 적용을 다시 다투는 절차가 아니라, 확정된 재판이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는지를 심사하는 특별한 구제 절차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사법권 독립이 헌법이라는 상위 규범 안에서 행사되는 권한이지, 헌법적 통제마저 배제하는 절대적 권한은 아니라는 취지로 읽힌다.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환영 입장을 밝혔다. 박경미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사법부의 판결이 헌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자명한 원칙이 다시 확인됐다”며 “재판소원은 사법 정의를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법권 독립은 절제된 권한이지, 헌법적 교정마저 거부하는 무제한의 성역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특히 대법원이 재판소원 도입을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헌법 해석의 최종 권위는 헌법재판소에 있다”며 반박했다. 국회의 입법권 행사에 대해 명확한 헌법적 근거 없이 위헌을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헌법 질서에 대한 도전이라는 것이다. 박 대변인은 “진정한 국민의 피해는 법원의 오판과 기본권 침해를 어디에서도 치유받지 못하는 구조에서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쟁은 단순한 제도 도입 여부를 넘어 사법권과 헌법 통제의 관계를 둘러싼 근본적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재판의 신속한 확정보다 중요한 것은 헌법에 합치되는 재판의 확정이라는 점에서, 재판소원은 기본권 보호의 마지막 안전망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반면 사법 체계의 안정성과 최종심의 권위를 중시하는 입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민주당은 “재판소원법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입법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이는 검찰개혁에 이어 사법개혁을 제도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사법부의 권위가 폐쇄적 특권이 아닌 국민의 신뢰와 헌법적 정당성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다.
재판소원 논의는 향후 국회 입법 과정에서 격렬한 공방을 불러올 전망이다. 다만 이번 헌재 판단은 사법부 역시 헌법적 통제의 대상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점에서, 권력기관 전반에 대한 민주적 통제 강화라는 시대적 요구와 맞닿아 있다. 사법 정의의 사각지대를 메울 수 있을지, 국회의 입법과정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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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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