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무기징역 선고에 침묵… 장동혁·오세훈 갈등 격화 조짐
정범규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무기징역 선고 후 국민의힘 지도부 공식 입장 유보
장동혁 신중론 속 오세훈 ‘절윤’ 강조… 당내 책임론·노선 갈등 표면화
보수 재편·당권 구도 흔들리며 향후 정국 주도권 경쟁 본격화 전망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후, 국민의힘 지도부가 즉각적인 공식 입장 표명을 미루면서 당내 기류가 복잡하게 흐르고 있다. 특히 당 대표인 장동혁 대표가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는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강도 높은 쇄신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향후 당 노선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광한 최고위원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의 메시지가 이르면 다음 날 기자회견을 통해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최보윤 수석대변인 역시 당 차원의 입장이 하루 정도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지도부 내부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한 뒤 통일된 메시지를 내겠다는 취지다. 장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윤 전 대통령 1심 선고와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았고, 별도의 공개 입장도 내지 않았다.
이는 1심 판결 직후 곧바로 강경하거나 단정적인 태도를 취할 경우 당내 분열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법원 확정 판결 전까지는 법적 다툼이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신중론을 유지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당내 일부 인사들은 사법부 판단을 수용하는 메시지를 내며 차별화에 나섰다. 김미애 의원은 헌정사적 비극을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사법부 판단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이는 윤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거리를 분명히 하려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1심 판단만으로 단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대법원 판단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제시했다. 무죄 추정의 원칙이 유지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법적 절차의 완결성을 언급했다.
이번 판결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가 윤 전 대통령이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기 위해 군을 동원하고 주요 정치인 체포를 시도하는 등 헌정질서를 중대하게 침해했다고 판단하면서 내려졌다. 재판부는 군 병력을 동원한 행위가 폭동에 해당한다고 보며 중형을 선고했다. 이는 헌정질서를 파괴하려는 시도에 대해 사법부가 단호한 책임을 물은 사례로 평가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오세훈 시장은 보수가 윤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단절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이른바 ‘절윤’ 기조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의 일원으로서 참담함을 느낀다며 국민에게 거듭 사과했고, 반성과 쇄신 없이는 보수가 재신임을 받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절윤은 분열이 아니라 상처를 도려내는 과정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며, 당의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는 지도부의 신중 기조와는 결이 다른 행보다. 장 대표가 당내 의견 수렴과 메시지 통일을 우선시하는 가운데, 오 시장은 공개적으로 책임론과 쇄신론을 제기하며 향후 보수 재편 구도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행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차기 당권과 대권 구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윤 전 대통령의 무기징역 선고는 단순한 개인의 형사책임을 넘어 보수 진영 전체의 정치적 책임과 방향성을 재정립하는 분기점이 되고 있다. 지도부의 침묵과 일부 인사의 강경 쇄신론이 교차하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헌정질서 파괴 사태에 대해 어떤 역사적 평가와 정치적 책임을 내릴지에 따라 향후 정국의 주도권과 보수 재편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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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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