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김길리, 밀라노서 1500m 금빛 질주…한국 첫 2관왕 등극
정범규 기자



김길리, 여자 1500m 우승으로 대회 2관왕·3메달 달성
최민정 은메달로 한국 올림픽 최다 메달 7개 신기록 수립
한국 쇼트트랙 저력 재확인…밀라노 올림픽 유종의 미
김길리(성남시청)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며 한국 선수단 첫 2관왕에 올랐다. 한국 쇼트트랙의 세대교체와 전통의 저력을 동시에 증명한 상징적 장면이었다.
김길리는 21일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 32초 076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앞서 여자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던 그는 1500m 개인전까지 제패하며 이번 대회 두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기에 여자 1000m 동메달까지 더해 총 3개의 메달을 수확, 한국 선수단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이번 금메달은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최가온,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 이은 한국 선수단의 세 번째 금메달이었다. 남자 5000m 계주 은메달을 포함해 이날에만 메달 3개를 추가한 한국 쇼트트랙은 이번 올림픽을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로 마감했다. 빙상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 번 각인한 결과다.
김길리의 레이스는 경기 내내 치밀하고 침착했다. 준준결승과 준결승에서 모두 1위로 통과하며 체력과 전술을 모두 아꼈다. 특히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던 코트니 사로(캐나다), 산드라 펠제부르, 쉬자너 스휠팅(이상 네덜란드)이 준결승 2조에서 넘어지며 탈락한 상황에서도 김길리는 흔들림 없이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했다.
결승에서 김길리와 함께 태극기를 달고 선 것은 ‘베테랑’ 최민정(성남시청)이었다. 최민정은 준준결승 2위, 준결승 1위로 결승에 오르며 통산 세 번째 올림픽 1500m 우승에 도전했다. 두 선수는 초반 후미에서 체력을 비축하며 기회를 엿보는 전략을 택했다.
승부의 물꼬는 최민정이 먼저 텄다. 결승선 7바퀴를 남기고 과감히 아웃코스를 파고들어 단숨에 2위로 올라섰다. 김길리 역시 인코스를 공략하며 3위로 도약했다. 초반 선두였던 커린 스토더드(미국)의 속도가 떨어지자, 두 한국 선수는 망설임 없이 선두권을 장악했다.
결승선 3바퀴를 남기고 최민정이 1위, 김길리가 2위로 올라섰다. 이어 남은 2바퀴에서 김길리가 직선주로에서 폭발적인 스퍼트로 최민정을 제치며 1위로 올라섰다. 마지막 바퀴에서 격차를 더 벌린 김길리는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고, 두 선수는 레이스 직후 서로를 끌어안으며 한국 쇼트트랙의 또 다른 역사를 함께 기념했다.
최민정은 2분 32초 450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그는 통산 올림픽 메달 7개를 기록하며 진종오, 김수녕, 이승훈을 넘어 동·하계를 통틀어 한국 선수 최다 메달 신기록을 세웠다. 개인의 영광을 넘어 한국 동계 스포츠사의 한 페이지를 새로 쓴 순간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김상겸의 은메달을 시작으로 유승은의 여자 빅에어 동메달, 임종언의 쇼트트랙 남자 1000m 동메달, 황대헌의 남자 1500m 은메달, 김길리의 여자 1000m 메달과 3000m 계주 금메달 등 고른 종목에서 성과를 냈다. 특정 스타 의존을 넘어 세대가 교체되고 저변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김길리의 2관왕은 한국 쇼트트랙이 여전히 세계 최정상급 전술과 체력, 집중력을 갖추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위기와 세대교체 논란 속에서도 묵묵히 훈련을 이어온 선수단의 노력, 그리고 체계적 지원이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밀라노의 빙판 위에서 태극기가 다시 한 번 가장 높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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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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