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이재명 대통령 “사법 판결 왜 외국정부에 묻나”…미 국무부 “한국 사법 존중” 논란 하루 만에 진화
정범규 기자


이재명 대통령, 일부 언론의 외국정부 질의 행태 공개 비판
미 국무부 “한국 사법 존중” 입장 표명…백악관 논란 메시지 수습
내정간섭·사법주권 논쟁 확산…언론 책임론 부상
이재명 대통령이 개인 SNS를 통해 일부 국내 언론이 한국의 사법 판결과 관련한 입장을 외국 정부에 질의하는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근본적 문제는 한국의 일부 언론이 국내 문제에 대한 의견을 외국정부에 물어본다는 것”이라며, 사법부의 독립적 판결을 외교 사안으로 비화시키는 행위의 부적절성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게시글에서 “왜 국내 문제, 그것도 정치와 독립된 사법 판결에 대한 입장을 외국정부에 질의할까요?”라고 반문하며, 외국 정부가 국내 사안에 관여할 경우 이를 ‘내정간섭’으로 문제 삼아온 것이 통상적인 태도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어 “한국의 친위군사쿠데타 재판에 대한 입장을 미국에만 물었는지 아니면 일본, 중국, 유럽 등 다른 나라에도 물었는지 궁금하다”고 언급하며 특정 국가만을 대상으로 한 질의의 의도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일부 언론이 한국 내 고위 인사 관련 재판과 정치적 사안에 대해 미국 정부의 입장을 질의하고 이를 기사화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백악관이 전날 관련 사안에 대해 모호한 메시지를 내놓으며 논란이 확산됐고, 하루 만에 미국 국무부가 “한국의 사법 절차와 결정을 존중한다”는 공식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파장이 일단락되는 모양새다.
국무부는 정례 브리핑을 통해 “한국은 민주주의 제도와 법치주의가 확립된 동맹국”이라며 “미국은 한국의 사법 절차를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백악관이 내놓은 논란성 메시지를 사실상 정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외교적 파장을 최소화하려는 의도가 분명히 읽히는 대목이다.
이번 사안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사법주권’과 ‘언론의 책임’ 문제가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헌법상 독립기관인 사법부의 판단을 외국 정부의 평가 대상으로 삼는 행위가 적절한지에 대한 비판과 함께, 외교 현안이 아닌 국내 재판을 외교 이슈화하는 것이 과연 국익에 부합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사법부 판단은 대한민국 헌법 질서 안에서 존중돼야 할 사안”이라며, 국내 정치 현안을 외교 문제로 확장하는 행위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감안하더라도, 동맹국에 국내 재판에 대한 평가를 요청하는 방식은 결과적으로 한국의 자주성과 민주주의 성숙도를 스스로 깎아내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 역시 외교 관례상 동맹국이라 하더라도 상대국의 사법 판결에 대한 공식 논평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국제사회에서 ‘내정불간섭’은 기본 원칙이며, 민주주의 국가 간에도 사법적 판단은 상호 존중의 영역으로 간주된다. 이런 맥락에서 국무부의 ‘존중’ 입장 표명은 원칙적 수준의 언급으로, 사안에 대한 구체적 평가를 자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외교 해프닝을 넘어 한국 사회의 정치·언론·외교 관계를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대통령의 문제 제기는 국내 사안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이 외교 무대로 확장될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환기시키는 메시지로 읽힌다. 동시에 언론의 취재·보도 관행이 국익과 헌정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성찰도 요구된다.
결국 핵심은 대한민국의 사법 주권과 민주주의 제도를 스스로 존중하는 태도다. 동맹은 중요하지만, 사법적 판단은 국내 헌법 질서 안에서 완결되는 문제라는 점에서 이번 논란은 한국 정치와 언론의 책임 있는 자세를 다시 한 번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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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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