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TK 통합 내홍 격화…지도부 책임론까지 번지나
정범규 기자


TK 행정통합 법안 법사위 보류로 무산 위기 직면
주호영·송언석 등 당내 공개 충돌, 지도부 책임론 부상
광주·전남만 통과…국힘 내부 혼선이 자초한 정치적 후폭풍
국민의힘 내부에서 대구·경북(TK) 행정통합을 둘러싼 갈등이 수면 위로 폭발했다. 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반면, 대구·경북과 대전·충남 통합 관련 법안은 논의가 보류되면서 TK 지역을 중심으로 당혹감과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여당 내부에서조차 통합 추진을 둘러싼 입장 차가 노골적으로 드러나면서 지도부 책임론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는 광주·전남 통합법안만 의결됐고, 대구·경북과 대전·충남 통합법안은 지역 의견 수렴 필요성 등을 이유로 표결에 부쳐지지 않았다. 법사위원장은 지역 내 이견과 절차적 정당성 문제를 언급하며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TK 통합안은 2월 임시국회 내 처리 동력을 사실상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제는 그 직후 국민의힘 내부에서 불거진 격한 책임 공방이다. TK 지역을 지역구로 둔 중진 의원들은 지도부를 향해 “누가 통합에 제동을 걸었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원내지도부는 통합 자체를 반대한 적은 없으며, 주민 반대 여론과 절차적 보완 요구를 고려해 신중론을 제시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격론 끝에 원내대표가 사의를 표명하는 상황까지 연출되면서 당내 갈등은 감정싸움으로 비화하는 모습이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법안 보류 이상의 정치적 함의를 지닌다. 광주·전남 통합안은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 핵심 기반인 TK 지역 통합안이 제자리걸음을 하게 되면서 “집권여당이 오히려 지역 현안을 스스로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지역사회에서 제기되고 있다. 통합특별시 구상을 앞세워 기대를 키워온 상황에서, 중앙당과 지역 정치권, 지방의회 간 메시지가 엇갈린 점은 전략 부재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역 내부 합의가 정리되면 언제든 처리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결국 공은 국민의힘으로 넘어간 셈이다. 내부 조율 실패로 시간을 허비할 경우, 지방선거 일정과 맞물려 통합 추진 자체가 장기 표류하거나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안을 두고 “정책 추진 과정에서의 리더십 부재가 구조적으로 드러난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행정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 조정이 아니라 재정·산업·균형발전 전략이 결합된 중장기 프로젝트다. 그만큼 정교한 설계와 주민 설득, 그리고 당내 일사불란한 대응이 요구된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지역 민심을 하나로 묶어내지 못한 채 내부 충돌을 노출했고, 이는 곧 지도부 신뢰도 문제로 직결되고 있다.
향후 국민의힘이 TK 민심을 어떻게 수습하느냐에 따라 당내 권력 지형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통합 법안 재추진을 위한 합의안을 도출하지 못한다면 지도부 책임론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여당의 전략 혼선이 지역 현안을 가로막는 형국이 장기화될 경우, 그 정치적 부담은 고스란히 국민의힘이 떠안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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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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