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성접대 정황 문자 확보”…공소시효로 묻혔던 사건, 다시 수면 위로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의 숨겨진 아이폰에서 폭로된 ‘룸살롱 접대 문자’
2013년 두 차례 성접대 정황 담긴 문자 구체적 확인…장소·동선·약물 지시까지
이준석 후보 해명은 사실과 달라…선거 앞두고 ‘허위 공표’ 논란까지 확산
정범규 기자
제21대 대선을 앞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성접대 의혹’이 다시 불붙었다. 이번에는 단순한 주장이 아니라 문자메시지를 포함한 물증이 등장했다. <뉴스타파>는 5월 30일, 200억 원대 사기 혐의로 복역 중인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의 아이폰6에서 확보된 문자 내역을 바탕으로 이준석 후보의 성접대 정황을 보도했다.
핵심은 2013년 7월 11일과 8월 15일 이뤄졌다는 ‘성접대’ 날짜에 실제 이준석 후보가 대전을 방문했고, 그를 룸살롱으로 안내한 구체적인 문자 대화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해당 휴대전화는 김성진이 2016년 경찰의 압수수색 직전 숨겼고, 이후 민간 경로를 통해 디지털포렌식 되면서 이번에 뉴스타파가 입수하게 됐다.
공개된 문자 내용에는 이준석 후보의 대전 방문 일정, 룸살롱 예약, 숙소 배정, 차량 픽업, 심지어 ‘성 기능 약’ 전달 지시까지 포함돼 있다. 문자에 등장하는 ‘장 이사’는 접대를 주도한 실무책임자로, 김성진의 요청에 따라 유흥주점과 숙박 예약 등을 수행한 인물이다. 김성진은 그를 비롯한 수행 인원들을 ‘식구’라고 불렀고, 문자로 긴밀히 접대 준비를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8월 15일 오후, 김성진은 “오늘 이준석 위원이 내려온다”고 말하며 룸살롱으로의 동행을 지시한다. 장 이사는 “유성으로 준비하겠다”고 답했고, 이후 김성진은 수행비서에게 “국군휴양소 후문 놀부부대찌개 라인으로 차량 준비”를 명령했다. 나아가 룸살롱에서의 접대가 끝난 후, “뒷좌석에 준비된 약 1개를 웨이터에게 전달하라”는 지시도 나왔다. 해당 약은 경찰 수사에서 성 기능 관련 약물로 알려졌다.
과거 경찰은 김성진과 그의 측근들인 김모 씨, 장 이사로부터 일관된 진술을 확보했다. 이들은 “두 차례 성접대가 있었고, 룸살롱 접대는 20회 가까이 이뤄졌다”고 주장했지만, 명확한 물증이 없어 기소로 이어지지 못했다. 당시 경찰은 ‘성매매 공소시효(5년)’ 만료로 인해 사건을 검찰로 송치하지 못하고 수사를 종결했었다. 하지만 이번 문자 내역은 당시 진술의 신빙성을 구체적으로 뒷받침할 결정적 증거로 평가된다.
이준석 후보는 뉴스타파 보도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세연이 제기한 의혹을 검찰이 수사했고 무혐의가 나왔다”며 반박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성접대 의혹은 검찰이 아닌 경찰이 수사했고, 가세연의 고소는 무고 혐의에 대한 별건 수사로, 양측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은 바 있다. 이준석 후보는 전혀 다른 두 사건을 의도적으로 혼합하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 셈이다.

법조계에서는 “공소시효로 인해 과거 범죄가 기소되지 않았더라도, 선거를 앞두고 사실을 왜곡하거나 허위 공표를 했다면 이는 공직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이번 선거와 맞물려 이준석 후보가 의도적으로 수사결과를 왜곡하거나 은폐했을 경우, 정치적·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더 큰 파장은 ‘김성진 폰’에 이준석 후보 외에도 여야 정치권, 고위 공직자, 재계 인사들의 접대 내역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김성진의 이른바 ‘15억 상납 장부’와 문자 내역이 상당 부분 일치하고 있어, 향후 수사가 이뤄질 경우 이 사건이 ‘정치 로비 게이트’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처럼 10년 전 묻힌 사건이 문자 메시지라는 물증을 통해 되살아나면서, 대선을 코앞에 둔 정국에도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이나 검찰이 ‘김성진 폰’을 단서로 재수사에 착수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이미 사건의 본질은 단순한 의혹이 아닌 ‘묵인된 진실’로 무게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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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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