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적대 아닌 대화 정치”… 첫날부터 협치 시동, 일부 야당은 ‘견제’부터



“저부터 잘하겠다”… 대통령이 손 내민 자리에서 법안 반대부터 꺼낸 야당
김용태·천하람, 사법개혁 법안에 ‘심각한 우려’… 대화보다 견제에 방점
정치의 본령은 경쟁 아닌 공존… 입법까지도 협치로 풀어야
정범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6월 4일 취임 첫날, 여야 6개 원내 정당 대표와 국회의장과 함께한 오찬 자리는 새로운 정치의 출발을 알리는 자리였다. 대통령은 “적대 전쟁 같은 정치가 아니라, 서로 인정하고 실질적으로 경쟁하는 정치가 되기를 바란다”며 협치와 소통의 정치를 선언했다. “저부터 잘하겠다”는 낮은 자세도 덧붙였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 기념 오찬’은 그 상차림조차 국민 대통합의 상징이었다. 전국 각지의 특산물로 구성된 비빔밥과 한식이 준비됐고, 우원식 국회의장은 “새로운 대한민국의 도약이 이 상차림처럼 조화롭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각 정당 대표에게 “자주 연락 드릴 테니 편하게 대화하면 좋겠다”며 먼저 손을 내밀었다. 특히 국민의힘 김용태 비대위원장과 개혁신당 천하람 대표도 “제가 잘 모시겠다”며 정치적 거리를 좁히고자 하는 태도를 보였다.
대통령은 대화 제안했는데… 야당은 ‘법안 반대’로 화답
그러나 일부 야당 인사들은 대화보다 입법 견제에 방점을 찍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하면서도 “국민통합을 위해서는 권력자가 상대가 우려하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제했다.
그는 “여당이 본회의에서 처리하려는 공직선거법, 법원조직법,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매우 심각한 우려가 있다”며, 사법개혁 법안 전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대표 권한대행도 “대법관 증원 등 사법부 관련 사안은 많은 국민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법치주의와 삼권분립이라는 헌정 질서를 감안해, 충분한 반대 의견을 수렴하고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인사의 발언은 입법 그 자체를 반대하기보다는, 처리 방식과 속도에 대한 문제제기이지만, 대통령이 협치와 대화를 제안하는 자리에 나온 첫 발언으로는 상징적 대립을 먼저 선택한 인상을 남겼다.
협치와 견제는 병행돼야… 그러나 첫날부터 ‘선 그은’ 야당, 진정성 아쉬워
정치는 타협과 조정의 예술이다. 대통령이 먼저 손을 내밀며 “저부터 양보하겠다”고 말했을 때, 야당이 이를 받아들이며 건설적인 토론을 이어가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민주주의다.
물론 사법개혁 법안에 대한 비판과 견제는 야당의 당연한 책무다. 그러나 국민들이 기대한 것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대화 속에서의 조율’이다. 정치가 ‘대화와 인정의 경쟁’이 되기를 바란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지금의 정치 구조가 얼마나 불신에 가득 차 있었는지를 반증한다.
첫날부터 대화의 문을 연 대통령에게 야당이 ‘정책 브레이크’부터 밟고 나온 것은 국민이 바라는 협치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정치권은 오늘 이 상징적인 오찬의 본질을 되새겨야 한다. 대통령의 의지는 분명했다. 이제 야당이 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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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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