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한동훈·우원식 체포조 출동하라’… 방첩사 소령, 12·3 계엄 당시 체포지시 증언”

정범규 기자
신동걸 소령, “수갑·포승줄 들고 신병 확보하라 지시 받았다”
“국회의장·여야 대표 동시 검거 지시… 혐의도 없이 체포 준비”
헌정 유린 실체 드러나… 윤석열 정권, 내란 실행 정황 속속 밝혀져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국군 방첩사령부가 이재명 대통령(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당시 국민의힘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등 정치 지도부 3인에 대해 수갑·포승줄을 동원한 강제 체포를 준비했다는 군 내부자의 증언이 나왔다.
헌정 사상 초유의 계엄 음모가 실전 단계에 돌입했던 사실이 군 장교의 법정 진술로 확인되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당시 군 수뇌부에 대한 내란 혐의 수사에 중대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체포조 출동 지시 받았다… 수갑·포승줄 직접 보급받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에서 5일 열린 공판에서, 신동걸 방첩사 소령은 충격적인 증언을 쏟아냈다.
신 소령은 “김대우 당시 방첩사 수사단장으로부터 2023년 12월 4일 자정 무렵, 그룹 통화를 통해 ‘이재명·한동훈·우원식 3명의 신병을 확보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장 병력과 경찰로부터 신병을 인계받아 포승줄과 수갑을 채워 보내라는 지시였다”고 덧붙였다.
당시 신 소령이 체포 임무를 준비하며 실제로 지급받았던 장비는 방검복, 수갑, 포승줄, 삼단봉 등으로 구성된 체포 키트였다.
“백팩 안에 해당 장비들을 보관했고, 현장 투입을 위한 체포조 편성이 있었다”고 법정에서 밝혔다.
“명확한 혐의 없이 국회의원 체포? 말도 안 된다고 생각”
신 소령은 검찰 측 질문에 “처음에는 단순히 출동 준비였지만, 나중에 ‘체포조 출동하라’는 지시를 분명히 받았다”고 답했다.
변호인 측이 “위법하다는 생각은 없었나?”고 묻자, 그는 “당시로선 구체적인 정보를 알 수 없었다”며 “북한 도발 같은 다른 사태일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신 소령은 이어 “TV에 나오는 현직 야당 대표와 국회의장인데, 어떤 혐의로 체포하는지도 없이 신병을 확보하라는 지시가 나왔다는 점에서 **내심 ‘이게 가능할까’ 의문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명령 따라 움직였다’는 조직 논리… 그러나 내란 실행 정황 명확
신 소령은 체포 대상이 ‘야당 대표, 여당 대표, 국회의장’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음에도 “정보가 차단된 상황에서 구체적인 판단은 어렵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는 군 내부에서 이미 체포 대상자와 정치적 목적이 명확히 정해진 상태였다는 점을 보여주며, 윤석열 정권의 계엄 시도는 단순한 기획이 아닌 실전 배치 단계로 접어들었던 정황으로 해석된다.
특히 신병 인계 방식으로 ‘경찰과 병력이 확보한 신병을 군이 수갑·포승줄을 이용해 이송한다’는 작전 지침까지 존재했음이 법정에서 확인되면서, 계엄령 시도의 실체는 더욱 뚜렷해졌다.
이번 증언은 단순한 참고인의 진술이 아닌, 군 작전 라인의 핵심 장교가 실명으로 밝힌 직접적 체포 지시의 증거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추진한 12·3 비상계엄의 내막과 그 실행 과정이 하나둘씩 법정에서 드러나며, 대한민국 민주헌정을 실질적으로 위협한 반헌법적 시도에 대한 진상 규명이 본격화되고 있다.


진실과 공정한 천지인 뉴스, 정확한 팩트
정범규 기자
뉴스 제보: chonjiinnews@gmail.com
저작권자 © 천지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