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진관사 태극기 배지’ 이틀 연속 착용… 독립운동 상징 새긴 출발




정범규 기자
일제강점기 실제 사용된 진관사 태극기 형상화한 배지
우원식 국회의장, 취임 오찬에서 “정체성 회복 의미” 직접 선물
이재명 대통령 “정말 의미 있는 태극기” 깊은 공감 표해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첫 공식 일정에서 이틀 연속으로 ‘진관사 태극기’ 배지를 단 채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배지는 3·1운동 당시 독립운동에 실제 사용됐던 ‘진관사 태극기’를 형상화한 것으로, 대한민국의 역사적 정체성과 항일 정신을 상징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배지는 지난 4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통령 취임을 기념하며 직접 선물한 것으로, 이 대통령은 이를 받은 자리에서 “정말 의미 있는 태극기”라며 깊은 공감을 표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5일 첫 국무회의에 진관사 태극기 배지를 왼쪽 가슴에 달고 참석했으며, 6일 제70주년 현충일 추념식이 열린 서울 국립현충원 행사장에도 같은 배지를 착용하고 등장했다. 배지는 일반적인 태극기 모양과 달리 왼쪽 상단이 찢긴 형태이며, 태극 문양과 건곤감리 4괘의 배열 역시 일반 태극기와 다소 차이가 있다. 이는 독립운동 과정에서 실제 사용된 ‘진관사 태극기’의 외형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이 배지는 일장기 위에 태극의 청색 부분과 4괘를 덧칠한 독특한 형태로, 항일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이 태극기는 1919년 3·1운동 직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당시 현장에서 사용된 흔적으로 보이는 찢김과 그을음 자국이 남아 있어 상징적 가치가 크다. 2009년 서울 은평구 진관사 칠성각 해체·복원 과정에서 발견됐으며, 2010년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데 이어 2021년에는 국가 보물로 승격됐다. 올해 3·1절을 맞아 진관사 측은 실물을 이례적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서울 진관사 태극기’는 2009년 5월 26일 서울시 은평구 진관사의 부속건물인 칠성각(七星閣)을 해체ㆍ복원하는 과정에서 내부 불단(佛壇) 안쪽 벽체에서 발견된 것으로, 태극기에 보자기처럼 싸인 독립신문류 19점이 함께 발견되었다. 신문류는 「경고문」ㆍ『조선독립신문』ㆍ『자유신종보(自由晨鐘報)』ㆍ『신대한(新大韓)』ㆍ『독립신문』 등 5종으로, 1919년 6월 6일부터 12월 25일까지 발행된 사실로 미루어 진관사 소장 태극기 역시 3.1만세운동이 일어나고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 즈음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학계에서는 태극기를 숨긴 인물로 진관사 승려였던 백초월(白初月) 혹은 그와 밀접한 연관이 있던 승려로 추정하고 있다. 진관사 태극기의 가장 큰 특징은 일장기 위에 태극과 4괘의 형상을 먹으로 덧칠해 항일(抗日) 의지를 극대화했다는 점이다. 특히, 왼쪽 윗부분 끝자락이 불에 타 손상되었고 여러 곳에 구멍이 뚫린 흔적이 있어 만세운동 당시 혹은 그 이후 현장에서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현재 1919년에 제작된 태극기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 태극기는 1919년에 제작된 실물이라는 자체만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아울러 진관사 태극기와 함께 발견된 독립신문류에도 태극기와 태극문양 및 태극기 관련 기사가 실려 있어 더욱 의의가 있다. 특히, 태극과 4괘가 우주 만물의 기본 요소나 만물의 생성ㆍ변화ㆍ발전하는 모습을 의미한다는 기존의 견해와 달리, ‘힘과 사랑’을 토대로 ‘자유와 평등’을 온 세상에 실현해나가는 뜻으로 새롭게 해석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처럼 독립신문은 당시 태극기에 대한 인식을 함께 살펴볼 수 있어 ‘진관사 태극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태극기의 변천사와 그 의미를 밝히는 데 중요한 근거를 제공해준다. ‘진관사 태극기’는 우리나라 사찰에서 최초로 발견된 일제강점기의 태극기로, 불교 사찰이 독립운동의 배후 근거지나 거점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형태상으로도 일장기 위에 태극의 청색부분과 4괘를 검정색 먹물로 덧칠해 항일 독립의지와 애국심을 강렬하게 표현했으며, 일장기 위에 태극기를 그린 유일하고 가장 오래된 사례라는 점에서 독립운동사에서 차지하는 상징적 의미가 매우 크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이 배지를 선물한 이유에 대해 “지금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것이 중요한 시기”라며 “그 상징으로 진관사 태극기 배지를 드렸다”고 밝혔고, 이 대통령 역시 취임 오찬 당시 직접 배지를 옷깃에 달아주자 흔쾌히 받으며 “큰 의미가 있다”고 화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새 시대의 출발선에서 항일의 역사와 독립운동 정신을 국정 운영의 가치로 되새기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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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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