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경기에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축구 국가대표팀이 쿠웨이트를 완파하며 3차 예선을 조 1위로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피파랭킹 23위)은 10일 오후 8시(한국시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134위)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0차전에서 4-0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전반 30분 상대 자책골로 리드를 잡은 뒤 후반 6분 이강인(파리생제르맹), 후반 9분 오현규(헹크), 후반 27분 이재성(마인츠) 골로 쐐기를 박았다.
앞서 한국은 6일 열린 이라크와의 B조 9차전에서 2-0 승리를 기록, 이날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최소 조 2위를 확보하면서 일찌감치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상태였다. B조에서는 한국(1위)과 요르단(2위)이 본선에 오른 가운데 한국의 3차 예선 최종 성적은 6승 4무(승점 22점)다.

6팀씩 3개조로 나뉘어 진행된 3차 예선에서는 각 조 2위(총 6팀)까지 월드컵 본선에 직행한다. 각 조 3,4위(총 6팀)는 4차 예선에 돌입해 3팀씩 2개 조로 나뉘어 각 조 1위를 기록한 2팀이 월드컵 본선에 마저 오를 수 있다. 4차 예선 각 조 2위끼리는 다시 맞대결을 펼친 후 승자가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통해 월드컵 진출 여부를 가린다.홍명보 감독은 월드컵 진출을 이미 확정지은 시점에서 이라크전과 비교해 7자리에 변화를 주며 그동안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을 점검했다. 4-2-3-1 포메이션에서 오현규가 최전방에 배치됐고, 배준호(스토크)-이강인-전진우(전북현대)가 2선을 형성했다. 중원에는 황인범(페예노르트)과 원두재(코르파칸)가 포진했으며, 이태석(포항스틸러스)-김주성(FC서울)-이한범(미트윌란)-설영우(즈베즈다)가 포백을 구축했다. 골키퍼 장갑은 이창근(대전하나시티즌)이 꼈다.
한국이 낯선 조합 속에서 초반부터 밀어붙이던 중 공격수도 아닌 중앙 수비수 이한범이 첫 슈팅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전반 5분 이한범이 페널티 아크 부근에서 상대 공을 끊어낸 뒤 곧바로 슈팅한 것이 골대 옆으로 벗어났다. 6분 뒤에는 배준호의 헤더가 골포스트를 맞췄다.
파상공세에도 불구하고 쿠웨이트의 낮은 수비 라인 탓에 골문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았다. 전반 18분 오현규의 왼발 슈팅은 상대 수비벽에 막혔으며, 이어진 공격에서 배준호가 감아찬 슈팅은 골키퍼의 결정적 선방에 막혔다. 전반 25분에는 이강인이 처리한 프리킥을 이한범이 헤더로 연결했으나 이마저 골대 위로 떴다.
결국 해답으로 작용한 것은 세트피스였다. 전반 29분 오현규의 문전 슈팅이 골키퍼에 막히며 코너킥이 만들어졌다. 1분 뒤 이어진 코너킥을 황인범이 처리했고, 전진우가 헤더로 마무리한 것이 알 하제리에 굴절되며 자책골로 연결됐다.후반전 들어서는 한국의 본격적인 골 폭죽이 이어졌다. 후반 6분 상대 위험 지역에서 끊어낸 공을 배준호가 받은 뒤 페널티 에리어 왼쪽으로 침투한 이강인에게 패스를 투입했다. 이어 이강인이 낮은 코스로 때린 슈팅이 그대로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지난해 6월 중국과의 2차 예선에서 득점한 후 1년 만에 나온 이강인의 A매치 골이었다.
3분 뒤에는 황인범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배준호가 반대편에서 머리로 떨궈줬고, 이를 잡은 오현규가 상대 수비를 등진 채 깔끔한 마무리로 격차를 벌렸다. 이라크전에 이은 2경기 연속골이었다.
여유 있는 점수차에 숨통이 트이자 홍명보 감독은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후반 24분 배준호 대신 박승욱(김천상무), 전진우 대신 이재성(마인츠)가 투입됐다. 이 시점부터는 박승욱이 오른쪽 측면 수비수에 포진한 동시에 설영우가 오른쪽 윙어로 전진 배치됐다. 이재성은 중앙, 이강인이 왼쪽에 위치했다.
이재성의 투입은 곧바로 효과를 봤다. 후반 27분 한국의 코너킥이 한 차례 끊겼지만 흘러나온 볼을 쿠웨이트가 제대로 사수하지 못했다. 공을 받아낸 이재성이 왼발 슈팅을 때렸고, 이는 상대 수비에 굴절되며 한국의 네 번째 골로 완성됐다. 4점차 리드 후로는 손흥민(토트넘), 양현준(셀틱), 황희찬(울버햄튼)까지 그라운드를 밟으며 끝까지 쿠웨이트 골문을 두드린 채 경기를 끝냈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0차전
한국 4-0 쿠웨이트
득점: 파하드 알 하제리(전30, 자책골), 이강인(후6), 오현규(후9), 이재성(후27)
출전선수: 이창근(GK), 이태석(후38 황희찬), 김주성, 이한범, 설영우(후30 양현준), 원두재, 황인범, 이강인, 배준호(후24 박승욱), 전진우(후24 이재성), 오현규(후30 손흥민)
진실과 공정한 천지인 뉴스, 정확한 팩트
정범규 기자
뉴스 제보: chonjiinnews@gmail.com
저작권자 © 천지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