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세관 마약밀수 의혹 폭로자 백해룡 경정, “검찰 합수팀은 셀프수사… 경거망동 말라”



정범규 기자
김건희 특검 앞두고 갑자기 움직인 검찰에 강한 의심 제기
수사 무마·외압 가해놓고 다시 주도권 잡겠다는 ‘셀프수사’ 비판
이미 통과된 상설특검법… “이재명 정부, 지금이 진상규명 적기”
인천세관 마약밀수 사건의 내부 고발자인 백해룡 경정이 12일 대검찰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검찰이 꾸린 ‘세관 마약밀수 연루 의혹 합동수사팀'(합수팀)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경거망동하지 말라”며 검찰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그는 이번 수사 대상이 검찰과 경찰 고위층의 외압 의혹을 포함하고 있는 만큼, 수사는 반드시 독립적 특검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경정은 과거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2과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인천공항 세관 공무원들이 말레이시아 마약조직과 연루된 정황을 포착했지만, 이후 경찰과 검찰로부터 노골적인 수사 방해와 외압을 경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사 브리핑 직전 당시 경찰서장이 “용산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브리핑 연기를 종용했다고 전했다. 백 경정은 여기서 ‘용산’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지칭한다고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그는 또한 당시 검찰의 행동도 석연치 않았다고 말했다. 관할이던 인천지검에서 사건이 갑자기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됐고, 이후 수사는 사실상 중단됐으며, 수사 협조를 하던 서울남부지검도 어느 순간부터 영장 신청을 거부하며 피의자들이 휴대폰을 바꾸는 등 증거인멸할 시간을 벌어줬다고 폭로했다.
백 경정은 “이 모든 정황 속에 검찰이 깊이 개입돼 있는데, 그런 검찰이 수사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은 말 그대로 ‘셀프수사’”라며 “특히 이번 합수팀을 지휘하는 대검 마약수사부는 과거 수사를 은폐하는 데 중심이 됐던 조직”이라고 꼬집었다.
이창민 변호사도 이번 합수팀 구성에 대해 “조직을 보호하려는 정무적 판단이 뻔히 보인다”며, 백 경정 수사팀 인사를 합수팀에 포함시킨 것도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상설특검이 진상규명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며, 김건희 여사까지 포함된 광범위한 의혹을 감당하기 위해선 독립적 특검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해당 사건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마약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한 상설특검 필요성’을 공개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3월 20일 국회를 통과한 ‘인천세관 마약 수사외압 의혹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요구안’은 대통령의 임명만 남겨둔 상태다.
백 경정은 “검찰과 경찰 고위층 모두가 사건의 책임자이자 은폐 당사자인데, 그들이 다시 수사를 주도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라며 “저는 합수팀에 일절 협조할 생각이 없고, 특검 수사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단호히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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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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