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란 수도까지 공습… 중동 전역 위기 고조
국제사회 “국제법 위반… 핵 협상 와중의 무력도발 강력히 규탄”



정범규 기자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사망
나탄즈 핵시설·테헤란 군사시설 타격… 민간인 최소 12명 희생
사우디·오만·일본 등 국제사회 일제히 이스라엘 규탄
이스라엘이 13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을 포함한 주요 군사·핵시설을 선제 타격하면서 중동 정세가 극단적인 대치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호세인 살라미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을 포함한 고위 당국자 다수가 사망하고, 핵과학자 및 민간인까지 희생되면서 이란 내부에서는 핵보복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란 국영통신 IRNA와 뉴욕타임스(NYT),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습은 테헤란 동부 혁명수비대 본부, 나탄즈 핵시설, 과학자 거주지역 등 복수의 표적을 동시에 타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살라미 총사령관과 핵과학자 페레이둔 압바시-다바니, 모함마드 메흐디 테헤란치가 사망했으며, 공습으로 인한 민간인 사망자도 12명을 넘겼다.
이란 정부는 즉각 항공기 운항을 중단하고 테헤란 상공을 폐쇄했으며,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해 대응을 논의했다. 한 이란 고위 안보 소식통은 “이제 핵 억지력 사용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전면 보복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란은 공식적으로는 핵무기 보유를 부인하고 있지만, 이번처럼 국가 지도부가 타격받는 상황에서 대응 수위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누구도 단언할 수 없는 긴박한 국면이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격은 미국과의 사전 협의 없이 감행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란은 미국 또한 이번 사태의 배후로 지목하며 강한 반미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공습 사실을 사전에 몰랐다”고 해명했지만, 이스라엘과 긴밀한 군사 동맹 관계에 있는 미국이 실시간 정보 공유와 협의 없이 대규모 공격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에 대해 국제사회는 회의적이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습의 명분으로 이란의 핵개발 위협을 들고 있지만,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감시를 받고 있는 이란과 달리, 이스라엘은 비공식 핵보유국으로 국제 감시를 거부하고 있다. 이런 이스라엘이 타국의 핵시설과 과학자들을 직접 겨냥한 것은 국제법과 유엔 헌장을 명백히 위반한 선제 공격이며, 핵전쟁을 촉발할 수 있는 극단적 행위라는 비판이 거세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란 핵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은 중대한 우려 사안”이라며 자제를 촉구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은 “이번 공격은 유엔 헌장을 정면으로 위반한 침략 행위”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일본 정부도 “중동의 긴장을 격화시키는 무력 사용은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고, 영국, 호주, 뉴질랜드 등도 이스라엘의 자제를 촉구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자국의 ‘자위권’을 주장하며 공습 정당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는 지난 수십 년간 팔레스타인, 레바논, 시리아 등 인근 국가들에 대해 반복되어온 무력 사용 패턴과 유사하며, 그 결과 중동의 불안정은 반복되고 있다. 이번에는 대상이 이란 본토, 그것도 수도 테헤란이라는 점에서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위기를 불러왔다.
이란의 핵 보복이 현실화된다면, 이는 단순한 지역 분쟁이 아니라 전 세계 안보를 뒤흔드는 참사로 번질 수 있다. 중동의 화약고는 언제든 전면전과 핵전쟁으로 비화될 수 있는 민감한 지점이며,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선제공격은 그 가장 위험한 스위치를 눌러버린 것이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일방적 군사행동에 대해 즉각적인 제재와 외교적 개입에 나서야 한다. 이란의 대응 역시 절제와 국제법의 틀 안에서 이뤄져야겠지만, 먼저 무력으로 모든 외교 창구를 닫아버린 쪽은 이스라엘이다. 이번 사태가 핵전쟁으로 번지기 전에, 세계는 침묵이 아니라 단호한 외교로 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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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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