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란 충돌 격화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유가 130달러 가능성도
정범규 기자



- 하루 2천만 배럴 지나는 세계 핵심 수송로, 봉쇄 땐 에너지 시장 직격탄
- 이란, 과거에도 “해협 폐쇄” 위협…JP모건 “유가 130달러까지 상승” 전망
- 중국과 美 해군 존재로 전면 봉쇄는 현실성 낮아…부분적 혼란 가능성은 여전
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동의 핵심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란이 해협을 봉쇄하거나 통과하는 유조선을 공격할 경우, 국제 에너지 시장은 심각한 충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세계 원유 20% 지나는 전략적 해협…봉쇄 시 유가 폭등 가능
미국 CNBC는 13일(현지시각), 호르무즈 해협이 중동의 안보 위기로 봉쇄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JP모건의 전망을 인용했다. 현재 약 70달러 수준의 유가는 두 배 가까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해를 잇는 좁은 해협으로, 하루 약 2천만 배럴의 원유가 이곳을 통해 이동한다. 이는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5분의 1에 달하는 수치다.
이란은 과거 2018년 미국이 핵합의(JCPOA)를 파기하고 제재를 재개했을 당시에도 “해협을 폐쇄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으며, 이번 사태에서도 같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군사적 대응 수단으로 떠오른 해협…전면 봉쇄는 어려울 수도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란 입장에서 ‘최후의 군사적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호주 커먼웰스은행의 에너지 애널리스트 비벡 다르는 “미국과 직접 충돌 상황에 처했을 경우, 이란은 해협 봉쇄를 카드로 꺼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전면 봉쇄 가능성에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호르무즈 해협의 상당 부분이 이란이 아닌 오만의 영해이며, 물리적으로 해협 전체를 통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한 미 해군 제5함대가 인근 바레인에 주둔하고 있어 봉쇄 시도는 즉각적인 군사적 대응에 직면할 수 있다.
중국 등 주요 원유 수입국 반발도 변수로 작용
경제적 측면에서도 이란의 봉쇄 선택지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엘런 월드 트랜스버설 컨설팅 대표는 “이란의 최대 원유 수출국인 중국은 유가 상승과 해상 운송 차질을 원하지 않는다”며 “중국이 경제적으로 이란에 압박을 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면적 봉쇄보다는 유조선에 대한 소규모 공격, 기뢰 설치, 해상 교통 혼란 등 ‘부분적 교란’ 시나리오를 더 현실적으로 보고 있다. RBC 캐피털 마켓 헬리마 크로포트 중동 연구책임자는 “장기적인 봉쇄는 어렵지만, 시장에 불안감을 줄 만한 단기적 혼란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진실과 공정한 천지인 뉴스, 정확한 팩트
정범규 기자
뉴스 제보: chonjiinnews@gmail.com
저작권자 © 천지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