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수사 ‘부실·은폐’ 정황 속속…무혐의 내린 검사들 사직까지, 검찰 책임론 거세져
정범규 기자



김건희 “주가 관리되고 있다” 직접 발언 담긴 녹음파일 뒤늦게 확보
서울고검, 수백 건 녹음파일 확보했지만 초기 수사는 ‘무혐의’로 마무리
무혐의 처분 내린 이창수·조상원 검사 사직…“책임 회피이자 증거 은폐 공모” 비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씨에 대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둘러싸고, 검찰의 ‘부실수사’와 ‘증거 은폐’ 의혹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최근 서울고검이 재수사 과정에서 김 여사의 육성 녹음파일 수백 건을 확보했지만, 정작 과거 서울중앙지검은 해당 증거를 반영하지 않은 채 무혐의 처분을 내렸고, 이를 주도한 검사들이 사직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고검은 미래에셋증권 압수수색을 통해 김 여사와 증권사 직원 간 약 3년치 통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확보했다. 이 녹음파일에는 “블랙펄인베스트에 계좌를 맡기고 40% 수익을 주기로 했다”, “그쪽에서 주가를 관리하고 있다”는 김건희 씨의 직접 발언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 위탁이 아니라, 김 여사가 주가조작 구조를 인식하고 능동적으로 개입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증거다.
더 나아가, 통화 중 김 여사가 언급한 특정 문서가 과거 블랙펄인베스트 사무실 압수수색 당시 확보된 ‘김건희 엑스파일’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검찰이 이미 오래전 관련 단서를 확보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중대한 증거에도 불구하고 2022년 당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했다. 이들은 김 여사가 공범 민모 씨에게 “3300에 8만주 매도하라”는 문자 지시를 내린 뒤 불과 7초 만에 실제 매매가 이뤄진 정황, 이른바 ‘7초 매매’에 대해서도 “범죄 인식이 부족하다”며 기소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이 무혐의 처분을 주도했던 검사들이 최근 사직한 사실이다.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조상원 4차장검사는 무혐의 처분 논란과 김건희 특검 출범 여론이 격화되던 지난 6월 4일, 사직서가 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지검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20년 대검 대변인을 맡았고,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일한 바 있어,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정치권과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이 4년 동안 김건희 씨를 사실상 수사하지 않고 보호했다”며 검찰 권력의 자의적 법 집행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특히,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고도 기소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도적 증거 은폐” “정권 실세를 위한 맞춤형 수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에게 면죄부를 준 검사들이 책임도 지지 않고 도망치듯 옷을 벗었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시민사회단체들도 “사직으로 면피하려는 시도를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김건희 특검은 이제 본격적으로 수사에 돌입했으며, 이번 녹음파일의 실체적 분석 결과에 따라 김 여사에 대한 형사적 책임이 다시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검찰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왜 이런 증거들이 지금까지 묻혀 있었는지, 그 과정에 개입된 책임자들은 누구인지 낱낱이 밝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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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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