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안철수 “코마 상태 국민의힘, 내가 살린다”…진짜 심폐소생 가능할까
정범규 기자

송언석 비대위, 4선 안철수 혁신위원장에 전격 내정
안 의원 “메스 들겠다…코마 상태 국민의힘 반드시 살릴 것”
대선 패배·탄핵 후유증 속 ‘진짜 쇄신’ 가능할지 주목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가결 이후 극심한 내홍에 빠진 국민의힘이 ‘혁신’이라는 생존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 첫 단추로 선택한 인물은 4선 중진이자 ‘합리적 보수’를 자임해 온 안철수 의원이다.
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기자회견에서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지금 생존의 갈림길에 있다”며 “당의 근본적 변화와 혁신을 추진할 중심축으로 안철수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모신다”고 공식 발표했다.
송 위원장은 “안 의원은 의사, 교수, IT CEO를 거쳐 정치에 입문한 인물로서, 조직 혁신과 시스템 개선에 강점을 가진 최적의 인사”라며 “혁신은 선택이 아닌, 존립을 위한 절박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사망 직전의 정당”…안철수, 강한 어조로 수락
안철수 의원도 곧바로 자신의 SNS를 통해 수락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은 지금 사망 직전의 코마(Coma) 상태”라고 진단하며 “저 안철수가 메스를 들겠다. 살려내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정당의 목적은 정권 획득이고, 이번 대선 패배는 그 목적의 상실을 의미한다. 우리는 정치 생명 연장의 마지막 고비에 와 있다”며 혁신의 절박함을 토로했다.
이 같은 수락 배경은, 안 의원이 줄곧 주장해 온 ‘당내 민주주의 복원’, ‘쇄신 없는 보수는 미래가 없다’는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특히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탄핵소추안에 찬성표를 던진 바 있어, 이번 혁신위원장 수락은 ‘비윤계의 쇄신 정면돌파’ 시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윤석열 그림자 속 보수”…구심력 없는 비대위, 안철수에 쏠린 눈
국민의힘의 당내 갈등은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더욱 깊어졌다. 일부 친윤 인사들은 여전히 당 내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대중적 신뢰는 크게 훼손된 상황이다. 안 의원의 기용은 이런 ‘친윤-반윤’ 프레임을 넘어설 수 있는 중도적 인물 카드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각에선 회의적 시선도 공존한다. 과거 혁신위원장을 맡았던 이준석 전 대표나 김한길 전 위원장의 경우, 결국 당내 권력의 저항에 밀려 ‘허울뿐인 혁신 쇼’에 그쳤기 때문이다.
안철수 의원이 과연 실질적 권한을 확보한 채 보수 정당의 체질을 바꿀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수괴 기소 이후, 보수진영 내부의 재정비는 단순한 조직 혁신을 넘어 ‘이념적 정리’와 ‘정권 실패에 대한 철저한 반성’을 요구받고 있다.
수도권·중도 민심 노린 포석…“혁신이냐 해체냐”
경기 성남 분당갑이 지역구인 안 의원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수도권 민심과 중도층 회복을 위한 전략적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장 총선을 9개월여 앞두고 ‘당 해체론’까지 나올 정도로 흔들리고 있는 국민의힘으로선, 안철수를 중심으로 한 ‘시스템 재정비’가 마지막 승부수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혁신위가 당의 기득권, 특히 ‘윤핵관’으로 상징되는 권력 블록에 대한 실질적 수술에 착수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안 의원이 메스를 들었지만, 과연 그 수술실의 문은 열려 있는가.
정치권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지금 냉엄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혁신을 외친다고 혁신이 되는 게 아니다”라며 “혁신위가 권한을 갖고 당의 노선과 리더십을 뿌리째 흔들 수 있어야만, 진정한 쇄신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연 안철수는 식물 정당, 아니 코마 상태라 진단한 국민의힘에 심폐소생술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 정당 생존의 마지막 기로에 선 지금, 그의 손에 들린 메스가 가짜가 아닌 진짜 도구가 되기를 정치권도, 국민도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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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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