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러브버그에 스폰지밥?”…서울연구원, 콘텐츠 대응 제안에 비판 쇄도

정범규 기자
스폰지밥 캐릭터로 러브버그 문제 해결? 서울연구원 제안 논란
이지혜 “연구 아닌 예능”…시민 불편 외면한 전시행정 질타
민원 9천 건 폭증 속에도 핵심 대책은 부실…“앱과 실시간 대응 체계 시급”
수도권 일대를 습격한 러브버그 떼로 시민 불편이 극심한 가운데, 서울연구원이 이 해충 문제의 대응 방안으로 ‘스폰지밥 같은 캐릭터 콘텐츠화’를 제안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이지혜 상근부대변인은 “시민의 불쾌지수를 폭증시킨 서울연구원, 연구를 하는 것이냐 예능을 하는 것이냐”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서울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도시 유행 해충 대응 정책 보고서’에서 러브버그 대응 방안으로 친근한 캐릭터를 개발하고, 이를 콘텐츠로 제작해 1인 미디어나 모바일 앱 등을 통해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특히 미국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스폰지밥’을 예로 들며, 해충에 대한 시민 혐오를 줄이는 한편 생태계 교육 효과를 높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제안은 시민의 삶과 직결된 불쾌한 실생활 문제를 콘텐츠와 이미지 개선으로 해결하려는 전시성 행정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지혜 부대변인은 논평에서 “러브버그는 올해 들어서만 민원이 9,000건을 넘었고, 출근길·산책로·주택가를 점령해 시민들의 일상에 실질적 위협을 주고 있다”며 “그런데도 서울연구원은 시민 혈세로 스폰지밥 캐릭터를 기획할 생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서울시에 접수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2022년 4,418건, 2023년 5,600건에서 2024년에는 9,296건으로 폭증했다. 이에 서울시는 살충제 사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유인등, 드론 방역, 트랩 설치 등의 비화학적 방제 방법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연구원 역시 같은 보고서에서 실질적 대안으로 ‘통합 해충관리 시스템 구축’과 ‘예측 모니터링 체계 정비’, ‘위해도 기반 방역 정보 앱 개발’ 등의 제언도 함께 내놓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폰지밥 캐릭터 제안이 핵심 메시지처럼 부각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된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러브버그는 생태계 일시적 현상일 수 있지만, 기후변화와 맞물려 해마다 되풀이되는 추세이므로 체계적인 예측·차단 시스템이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지혜 부대변인은 “서울연구원이 진정한 정책 연구기관이라면 지금 할 일은 캐릭터 콘텐츠가 아니라 실시간 모니터링, 피해 대응 앱, 주민 안내 체계 구축이어야 한다”며 “오세훈 시장은 연구원이 본연의 정책 설계 기능에 충실하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와 연구원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보여주기식 홍보보다 실질적인 방역 대응과 시민 중심 행정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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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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