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강선우 청문회, 국민의힘 ‘갑질 프레임’ 역풍…익명 글·왜곡보도로 공세 자초
정범규 기자

청문회 시작 전부터 파행…야당의 정치 퍼포먼스에 국민 피로감 커져
보좌진 교체, 비데 수리 모두 사실 확인됐지만 언론은 여전히 ‘의혹 몰이’
증거 없이 후보자 공격한 국민의힘과 보도 따라쓴 언론의 자성 필요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7월 14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렸다. 그러나 시작 전부터 야당의 피켓 시위와 고성으로 13분 만에 정회되는 등 이례적인 파행으로 국민적 우려를 샀다. 국민의힘은 강 후보자를 ‘갑질왕’으로 규정하며 전방위 공세를 펼쳤지만, 실질적 증거 없이 익명 게시글과 언론 보도에만 의존한 ‘마녀사냥식 청문회’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청문회 시작 전 국민의힘 의원들은 ‘갑질왕 OUT’ 등 피켓을 들고 나와 강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민주당은 공정성을 훼손한 정치쇼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결국 청문회는 시작 13분 만에 정회됐다. 이후 위원장의 중재로 피켓이 철거되며 청문회가 재개됐지만, 전체 분위기는 여전히 긴장감이 감돌았다.
국민의힘은 강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의혹을 주요 공격 포인트로 삼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혹은 실체가 없는 익명 제보와 오보에 근거한 것이었다. 대표적으로 보좌진 교체 건은 46명이 아니라 실제 면직 인원은 28명이며, 그 중 상당수가 자발적 퇴사이거나 지방의원 출마를 위한 이직이었다. 국회 전체 의원들의 평균 보좌진 교체율과 비교해도 특별히 높은 수치가 아니며, 의도적 회전 프레임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변기 수리’ 논란도 사실관계와 다르게 왜곡됐다. 일부 언론과 국민의힘은 강 후보자가 보좌진에게 사적 업무를 시켰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비데 고장 문제로 인해 A/S 기사가 파견돼 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강 후보자는 “보좌진에게 단지 의견을 구했을 뿐, 수리를 시킨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한 국민의힘이 제기한 ‘자료 제출 미비’ 문제를 두고도 여야 간 충돌이 벌어졌다. 국민의힘 소속 야당 간사인 조은희 의원은 “후보자가 자료 제출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 김민석 총리처럼 구두로 답변만 할 것인가”라고 비판했으나, 이에 민주당 소속 간사인 김한규 의원은 “강 후보자에게 요청한 자료 중 87.1%를 제출했다. 참고로 김행 후보자는 28.5%, 김현숙 전 장관은 38.2% 수준에 불과했다”며 맞섰다. 양측의 고성이 오가자 청문회는 초반 다시 정회되기도 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국민의힘이 제시한 대부분의 ‘증거’가 ‘여의도 대나무숲’이라는 익명 게시판의 글이라는 점이다. 해당 게시판은 국회 보좌진이 익명으로 글을 올릴 수 있는 커뮤니티로, 작성자 신원 확인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의원들은 해당 글을 마치 객관적 사실인 양 인용했고, 다수 언론이 이를 여과 없이 보도했다. 이 같은 방식의 신상공세는 청문회 본래의 기능을 무력화시키고, 정치적 의도에 따라 후보자를 낙인찍는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엑셀세라퓨틱스 스톡옵션 논란과 관련해서도 강 후보자는 “남편이 무보수로 근무했고 스톡옵션 부여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해명하며, 최근 관련 사실을 알고 즉시 반납 의사를 서면으로 밝혔다고 밝혔다. 해당 기업 대표 역시 증인 출석을 통해 “스톡옵션은 제공되지 않았고, 이해충돌 우려는 없었다”고 분명히 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공세에 대해 “청문회를 정치 무대로 삼아 사실과 다른 프레임 씌우기를 반복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익명성을 무기로 한 대나무숲 게시글과 이를 무책임하게 확대 재생산한 언론에 대해서는 “언론과 정치가 함께 한 사람의 명예를 짓밟는 마녀사냥에 나섰다”고 규탄했다.
결국 이날 청문회는 야당이 후보자에게 치명적 결함을 제시하지 못한 채, 익명 글과 언론보도만으로 정당한 검증의 외피를 씌운 정치공세에 그쳤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치인에 대한 검증은 필요하지만, ‘의혹만으로도 낙마’시키려는 현재의 청문회 문화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점이 다시금 드러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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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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