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정선거·계엄령 미화했던 역사 강사 전한길, 국민의힘 공식 입당
비대위도 몰랐던 온라인 입당…당 지도부 “막을 방법 없다” 해명
한동훈·김용태·윤희숙 등 내부 비판 속출…“출당 조치하라” 강경 요구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앞장서 반대하며 ‘윤석열 어게인’의 상징처럼 떠오른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국민의힘에 정식 입당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며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보수 유튜브 채널과 SNS에서 활약하던 전 씨는 ‘계엄령 미화’와 ‘부정선거 음모론’ 전파자로 알려져 있던 인물이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에 따르면 전 씨는 지난달 8일, 본명인 전유관으로 온라인 입당을 신청했고, 하루 뒤인 9일 입당이 승인됐다. 최근에는 윤상현 의원이 주최한 당 토론회에 국민의힘 당원 자격으로 참석하면서 이 사실이 알려졌다.
당 지도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다소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정점식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18일 비상대책위원회 종료 후 “온라인으로 입당한 사람을 실시간으로 걸러낼 수 있는 시스템은 없다”며 “입당을 거부할 제도적 장치도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즉각적인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한길 강사 같은 ‘부정선거 음모론’과 ‘윤석열 어게인’의 아이콘을 입당시키는 것이 과연 국민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 숙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도 “제가 당시 비대위원장이었다면 당원자격심사위를 열어 입당을 막았을 것”이라며 “당헌·당규에 따라 출당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전한길 씨를 비롯한 계엄 옹호 세력의 입당은 보수정당의 자해행위”라며 “국민의힘 근처에도 얼씬 못 하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역시 “입당을 제도적으로 막기는 어렵다”면서도 “이들의 목소리를 증폭시켜주는 정치인의 행동이야말로 당을 더 위태롭게 만든다”고 경고했다.
한편, 전한길 씨는 과거 다수의 극우 유튜브 채널에서 “2020년 총선은 부정선거”라고 주장하고, 12.3 계엄령을 옹호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며 탄핵 저지 집회를 주도한 극우 성향 인사로도 분류된다.
온라인과 SNS 상에서는 조롱 섞인 반응도 잇따랐다. “이러다가 전한길이 국민의힘 대표로 출마해 당을 접수하는 거 아니냐”, “이제 윤핵관 대신 전핵관 시대”라며 냉소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일부 누리꾼들은 “당을 극우 유튜버들이 장악하면 중도 확장은커녕 내년 총선은 포기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보수 성향 지지층 내에서도 “왜 저런 인물을 받아주는가”라며 혼란스러운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전한길 씨의 입당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윤석열 정권 붕괴 이후 극우 성향 세력이 국민의힘 내부로 본격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당의 미래가 혼탁한 음모론 세력에게 좌지우지되는 상황을 방치한다면, 보수정당으로서의 정통성과 정치적 생명력을 모두 잃을 수 있다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전 씨의 입당을 계기로 국민의힘이 극우 포퓰리즘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드러냈다고 보고 있다. 내부 자정 능력을 상실한 채 강성 유튜브 세력에게 당이 장악되는 날이 오지 않도록, 당 지도부의 결단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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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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