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계엄 옹호’ 논란 강준욱 비서관 자진 사퇴… 국민 통합과 충돌한 보수 인사 인선
정범규 기자

계엄 미화·막말 논란에 결국 물러난 국민통합비서관
대통령실 “국민 통합 의지에 반한다는 의견 수용”
보수 인사 편중 인선 논란… 추천자들 책임론도 거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미화하고, 야당을 향한 막말 논란으로 거센 비판을 받아온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이 22일 자진 사퇴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민 통합 기조와 정면으로 배치된 인사였다는 점에서, 애초 추천한 보수계 인사들과 대통령실의 인사 시스템 자체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강 비서관이 오늘 오전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고, 이재명 대통령은 이를 수용해 국민 요구에 응답하고자 했다”며 “비서관 본인도 과오를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강 비서관은 지난 3월 출간한 책 『야만의 민주주의』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시도를 “다수당의 횡포에 맞선 체계적 행동”이라며 긍정적으로 서술한 바 있다. 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을 향해 “빨갱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일제 강제동원 관련 대법원 판결을 부정하는 주장을 펼치는 등 극우 성향이 농후한 이력을 가진 인물이다.
이러한 발언과 이력은 뒤늦게 알려졌고, 여권 내부는 물론 시민사회·학계에서도 강한 반발이 제기됐다. 특히 ‘국민통합’을 상징하는 자리에 계엄 찬동자이자 편향된 역사관을 가진 인물을 앉힌 것은 국민 통합을 정면으로 거스른다는 비판이 집중됐다.
대통령실은 처음엔 “인사 검증 시스템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사실상 정치적 파장을 간과한 인사 실패라는 지적이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여권 내부에서도 “이쯤 되면 강준욱 개인 문제만이 아니라, 추천자와 검증 라인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강 비서관은 보수 성향 시민단체 및 특정 연구기관을 통해 추천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윤석열 정부 당시 인수위·자문위원으로 활동했던 인사들이 중심이 되어 추천한 것으로 전해지며,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출신 참모진과의 연결고리도 지적된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계엄 옹호자를 통합의 얼굴로 세운 추천자와 검증 라인도 함께 사과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논평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강 비서관의 후임으로도 보수계 인사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혀, 국민 통합이라는 제도의 취지와 인사 방향이 다시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도 포용하겠다”는 인사 철학이 제대로 구현되기 위해선, 단순한 사퇴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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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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