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재난방 컨트롤타워가 휴가?…이진숙 방통위원장, 기록적 수해 와중에 ‘한심한’ 휴가신청 논란
정범규 기자

수해로 인명피해 속출하는 와중에도 7일 간의 정기휴가 제출
대통령실, “재난방송 책임자 휴가 부적절”…강훈식 비서실장 직접 반려
방통위 역할 망각한 무책임한 태도…“본인의 임무조차 몰라” 비판 거세
전국 곳곳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가 잇따르는 국가 재난 상황 속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정기휴가를 신청한 사실이 드러나 비판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은 22일 이 위원장의 휴가신청을 ‘부적절’하다고 판단하고 공식 반려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전 출입기자단에 공지한 브리핑에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재난대응 심각단계에서 재난방송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위원장이 자리를 비우는 건 적절치 않다고 보고 휴가를 반려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의 휴가는 25일부터 31일까지로 신청됐고, 18일 오후 1시 44분에 상신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반려 조치는 대통령 비서실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강 대변인은 “정기 휴가는 대통령 재가가 필요한 사항이며, 고위 공무원의 휴가는 규정상 재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번 반려는 그 절차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진숙 위원장의 휴가 신청은 바로 오늘 재가 예정이었으나, 국가 재난 상황을 고려해 사전에 차단된 것이다.
문제는 이 위원장이 현재 자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방송통신위원장은 재난 발생 시 방송 재난문자, 긴급속보, 대국민 통신 안내 등을 총괄 조정하는 ‘재난방송 컨트롤타워’로서의 핵심 책임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국민이 침수, 붕괴, 고립으로 고통받고 있는 지금, 휴가를 낼 수 있다는 감각은 상식 밖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더욱이 이번 폭우는 이미 다수의 사망자를 낳았고, 대통령까지 현장을 찾아 피해 복구를 지시하는 등 국가 총력 대응 상황이다. 이 와중에 컨트롤타워 수장이 휴가를 떠나려 했다는 사실은 무책임을 넘어 방기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대통령실은 지난 국무회의에서 전 부처 및 산하기관, 지자체에 ‘사고 대비를 엉터리로 하면 엄중히 문책하겠다’는 서명을 받으라는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전국 365개 기관으로부터 관련 서명을 제출받았다고 밝혔다. 공직자 모두가 경각심을 가지고 대응하는 상황에서, 재난 대비 책임자의 휴가 신청은 오히려 대통령의 의지에 반하는 행태라는 비판이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방송사, 통신사에 재난 대응 메시지 발송을 지시하고 기술적 문제를 조정하는 등 국민 생명과 직결된 업무를 맡고 있다. 이 같은 중대한 시기에 ‘정기 휴가’라며 자리를 비우려 한 이진숙 위원장의 처신은 그야말로 한심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국민 안전을 위해 밤을 새우는 공무원들이 존재하는 한편, 본인의 직무 책임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책상 앞에서 휴가 신청서를 올리는 고위직 공직자가 있다는 현실은 우리 사회의 ‘책임 의식’이 아직 멀었다는 것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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