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윤희숙 “1호 혁신안도 통과 못 하면 혁신위 존재 의미 없다”… 국민의힘, 혁신 아닌 ‘퇴보’ 선택하나
정범규 기자

탄핵·계엄 책임 사죄 요구한 1호안, 의총서 결론 못 내
혁신위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당 지도부 책임론 제기
전당대회로 혁신안 논의 묻히는 중… “디컨벤션 효과 우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1호 혁신안의 운명이 위태롭다.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24일 “1호 혁신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더는 회의를 할 의미가 없다”고 단언하며 지도부를 향해 강한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윤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혁신위는 이미 4호안까지 논의는 마친 상태지만, 1~3호안을 당이 충분히 검토하길 기다려 발표를 보류한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도 기다리고 있지만 시간이 점점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1호안만이라도 반드시 살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1호 혁신안의 핵심은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계엄·탄핵 책임 사과’를 명문화하자는 내용이다. 이는 윤석열 정부 시절의 내란 혐의와 탄핵 정국 등 국민적 분노를 낳았던 사건에 대해 정당 차원의 반성과 책임을 공식화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지난 23일 두 차례에 걸친 의원총회에서도 해당 안건에 대해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혁신위가 당내 반발을 의식해 뒤로 미룬 2호(최고위원 선출방식 개편), 3호안(당원소환제 강화)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반성과 기준을 담은 1호안조차 논의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윤 위원장은 “전대를 앞두고 논의가 멈추면 혁신위는 사실상 동력을 잃는다”며 “공당으로서 최소한의 방향을 담은 1호안도 통과되지 않은 상태에서 전당대회를 치른다는 건 너무 끔찍한 일”이라고 했다. 이어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전당대회가 오히려 컨벤션 효과가 아니라 ‘디컨벤션 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당내 일각에서는 “혁신위 출범 자체가 전당대회 대비용 위장쇼 아니었느냐”는 냉소가 흘러나오고 있다. 개혁과 쇄신을 외치며 출범한 혁신위가 실질적 성과 없이 소모되는 동안, 당 지도부는 전당대회 일정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윤 위원장의 발언은 그간 당 지도부의 소극적 태도에 대한 인내가 한계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혁신위의 요구는 거창한 정치개혁이 아니다. 최소한의 사과, 최소한의 책임, 최소한의 기준을 요구하고 있을 뿐이다. 이마저 외면한 채 당권 경쟁만 몰두한다면, 국민의힘은 ‘혁신 실종’이라는 정치적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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