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수해 복구 외면한 국민의힘… 술판·외유에 빠진 공직자들

정범규 기자
수해 복구 중에도 오션뷰 리조트서 술판 벌인 국힘 도의원들
충청권 단체장은 해외출장… 수천 명 이재민 외면한 무책임
민심은 진흙 속인데 공직자는 호텔 속… 분노 커지는 현장


기록적 수해가 전국 곳곳을 덮친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들과 지방의원들이 보여준 행동이 ‘정신줄 놓은 무책임한 공직자의 전형’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재난의 최전선에서 국민들이 진흙과 싸우고 있을 때, 국힘 도의원들은 고급 리조트에서 술잔을 들었고, 충청권 단체장들은 외유성 해외 출장에 나섰다. 민심의 분노는 거세지고 있으며, 이들의 태도는 공직자의 자격을 근본부터 되묻게 만든다.
경북은 술잔, 충남은 비행기… 수해 현장 대신 ‘호화 총회’와 ‘외유’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국민의힘 소속 경북도의회 의원들은 지난 24~25일 영덕의 고급 리조트 ‘파나크 오퍼레이티드 바이소노’에서 의원총회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구자근·박형수 국회의원과 김재원 전 최고위원까지 참석했고, 만찬 자리에는 소주·맥주 수십 병이 반입돼 사실상 ‘술판’ 분위기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만찬 장소는 오션뷰가 내려다보이는 고급 호텔 뷔페였고, 참석자 대부분이 1인 1실을 사용하는 등 총회 자체가 ‘호화 행사’였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들의 총회와 같은 기간, 경북 산불피해 지역 주민들은 경남 산청의 수해 현장에서 자원봉사를 이어갔다. 산불 당시 전국에서 2000억 원에 달하는 성금이 모이며 경북이 국민의 온정을 받았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도의회 총회는 민심을 저버리는 배신으로 읽힐 수밖에 없다. 경북산불대책위 관계자는 “불과 몇 달 전 우리가 전국민의 도움을 받았는데, 수해로 나라가 뒤덮인 상황에서 술을 마시고 있을 자격이 있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와 동시에 충남에서는 더 심각한 장면이 펼쳐졌다. 수천 명의 이재민이 임시보호소에서 지내고, 사망자와 실종자까지 발생한 상황 속에서 국민의힘 소속 충청권 4개 광역단체장들이 나란히 해외 출장을 떠난 사실이 드러났다. 김태흠 충남지사, 김영환 충북지사, 이장우 대전시장, 최민호 세종시장 등은 각종 국제 행사와 협약 등을 이유로 현장을 떠나 있었고,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 생명이 걸린 시점에서 자리를 비운 건 공복으로서의 직무 유기”라고 질타했다.
문 닫고 술잔, 비행기 타고 외유… 민심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없었다
경북도의회는 논란이 확산되자 “행사 예약은 수해 발생 이전이었고, 술을 마신 사람은 없다”는 궁색한 해명을 내놨다. 그러나 행사 후 사진에는 소주 박스, 맥주 박스가 정리돼 있었고, SNS에 올라왔던 사진에도 술병이 명확히 보였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된 상태다. 더불어 리조트 수영장으로 향하는 통로를 폐쇄해 일반 투숙객에게 불편을 끼쳤다는 사실까지 드러났다. 마치 ‘권력형 회식’처럼 행사 전체가 주민 눈치를 피하려는 문단속 속에 이뤄졌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충청권 해외 출장 논란 역시 마찬가지다. 수해 복구가 한창인 지역을 두고 책임자들이 자리를 비운다는 것은 단순한 일정보다 공직자로서의 기본 태도를 보여주는 문제다. 황명선 의원은 “국제 행사야 부단체장을 대신 보내도 된다”며 “지금 필요한 건 현장을 지키는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국민의힘 소속 공직자들의 태도는 결국 위기 대응보다 체면과 관습, 행사와 사적 편의를 우선시하는 구태정치의 단면이다. “국민의 생명을 외면한 채 오션뷰와 비즈니스 클래스에 취해 있다”는 여론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공직자는 국민 위에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라, 국민 곁에서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할 책임을 지는 자리다. 술자리로, 해외출장으로 그 책임을 저버린 자들에게 국민은 더 이상 관용을 베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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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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