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MBC 보도, 윤석열 전 대통령 ‘바이든-날리면’ 파동 당시 참모진 사과문 작성했었다
정범규 기자

대통령실 내부, 비속어 발언 직후 ‘대국민 사과 필요’ 의견 모아
작성된 사과문, 윤 전 대통령 보고 뒤 돌연 반박 브리핑으로 뒤집혀
“참모들조차 대통령 두려워했다” 내부 증언…김은혜 전 수석 즉답 회피
MBC 보도에 따르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이른바 ‘바이든-날리면’ 발언 당시 대통령실 참모진은 대국민 사과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으고, 짤막한 사과문까지 작성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그러나 이 방안은 윤 전 대통령에게 보고된 직후 사라졌고, 대신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는 반박 브리핑으로 방향이 급격히 선회됐다.
해당 발언은 윤 전 대통령이 미국 방문 중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마친 직후 비속어를 사용하는 장면이 포착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대통령실은 발언 16시간이 지난 뒤 “바이든이 아니라 국회를 향해 ‘날리면’이라고 했다”고 해명했다. 김은혜 당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직접 브리핑에 나서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그러나 MBC 취재 결과, 브리핑 직전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정반대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한 관계자는 “부적절한 발언이 노출된 것에 대해 빨리 사과하는 것이 좋겠다”며 “발언 내용의 진위 여부는 따지지 않았고, 신속히 사과하고 정리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사과문까지 작성됐고, 김은혜 당시 홍보수석은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까지 들어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을 만난 직후, 김 수석의 발표 내용은 사과가 아닌 반박으로 뒤바뀌었다. 내부 관계자는 “김 수석이 보고 후 돌아와 보니 얼굴이 굳어 있었고, 결국 아무 말도 못 하고 대통령에게 크게 혼난 것 같았다”며 “대통령이 격정적인 성격이라 참모들이 평소에도 많이 두려워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사과 방안이 실제로 보고됐는지, 윤 전 대통령이 직접 거부했는지에 대한 구체적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은혜 전 수석은 MBC 취재진의 질문에 “그 당시 있었던 일은 재판부에 사실대로 제출했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번 MBC 보도는 윤 전 대통령 재임 당시 권위적 의사결정 구조와 불투명한 위기관리 방식이 재조명되는 계기가 됐다. 초기 대응에서 대국민 사과가 아닌 반박으로 선회한 과정이 드러나면서, 당시 ‘바이든-날리면’ 파동이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체계적 위기 대응 실패의 사례라는 비판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진실과 공정한 천지인 뉴스, 정확한 팩트
정범규 기자
뉴스 제보: chonjiinnews@gmail.com
저작권자 © 천지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