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경술국치 115년, ‘망각의 사관’에 맞서 역사를 지켜야 한다
정범규 기자
경술국치 115년, 치욕의 기억은 오늘의 경고
전 대통령 윤석열 정부, 역사 왜곡 인사 임명 논란 확산
역사를 지우는 손길, 또 다른 국치로 이어진다

1910년 8월 29일, 대한제국은 일본 제국에 완전히 병합되었다. 경술국치라 불리는 이 날은 국권이 강탈된 치욕의 순간이었다. 을사늑약과 정미7조약으로 외교권과 군사권을 잃어가던 나라가 결국 주권까지 빼앗기며, 36년간 식민지배의 어두운 길을 걸을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독립운동가들은 삶과 목숨을 내던졌고, 국민은 언어와 이름, 역사와 문화까지 지워진 채 억압받았다. 이 치욕을 기억하는 것은 단순한 과거 회고가 아니라, 오늘의 민주공화국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그런데 오늘날 대한민국은 그 기억을 제대로 계승하고 있는가. 전 대통령 윤석열 정부 들어 국가기관의 책임자 자리에 역사 왜곡 논란이 있는 인사들이 잇달아 임명되었다. 과거 국정교과서 강행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 국가교육을 총괄하는 기관의 수장이 되었고, 식민지 근대화론과 친일 옹호 논란에 휩싸인 학자가 한국학 연구의 대표 기관을 맡았다. 독립운동의 가치를 기리고 희생을 추모해야 할 독립기념관에는 광복의 의미를 축소하거나 ‘연합국 승리의 선물’이라 표현하는 인사가 임명되었다. 진실·화해위원회 역시 과거사 부정과 왜곡 발언으로 논란을 빚어온 인사가 위원장에 앉았다.
이런 임명들은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국가 정체성의 문제이며, 민주주의 토대를 흔드는 위험한 신호다. 공적 기관은 권력자의 입맛에 따라 특정 이념을 전파하는 공간이 아니라, 헌법 정신과 역사적 사실에 기초해 공정하게 운영돼야 한다. 그런데 왜곡된 역사관을 가진 인물들이 자리를 차지하면,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적 기관이 오히려 왜곡과 퇴행의 중심지가 된다. 결국 국가가 앞장서서 역사를 지우고, 국민에게 잘못된 기억을 강요하는 꼴이다. 이는 곧 115년 전 경술국치가 남긴 교훈을 부정하는 것이며, 또 다른 형태의 국치와 다를 바 없다.
우리는 경술국치를 기억해야 하는 이유를 여기서 다시 확인한다. 그것은 단순히 일본 제국의 침탈을 잊지 않기 위함이 아니라, 오늘의 정치 권력이 역사를 왜곡해 국민을 기만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역사를 부정하는 인물이 기관을 지배할 때, 그 피해는 국민 모두에게 돌아간다. 미래 세대는 왜곡된 교과서로 배우고, 왜곡된 전시관을 보며, 왜곡된 발언을 공적 권위로 받아들이게 된다. 그것이야말로 또 다른 ‘국치’다.
천지인뉴스는 단호히 주장한다. 역사를 지우는 손길을 더 이상 공적 권력의 이름으로 합리화해서는 안 된다. 친일을 미화하고 독재를 정당화하는 시각은 학문이 아니라 정치적 도구일 뿐이다. 경술국치를 기억한다는 것은 바로 오늘의 현실에서 이런 왜곡을 막아내고, 진실한 역사를 후세에 전하는 일이다. 우리 사회가 경술국치의 교훈을 잊지 않는 한, 더 이상 치욕을 되풀이하지 않고 민주공화국의 기초를 굳건히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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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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