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모즈타바 하메네이 후계 부상…트럼프·네타냐후 강공에 중동 위기 더 깊어져
정범규 기자
하메네이 후계로 차남 모즈타바 유력…강경 노선 지속 관측
트럼프 ‘24시간 공습’ 선언·네타냐후 확전 기조, 전면전 우려 고조
민간인 피해 급증 속 국제사회 휴전 요구…미·이스라엘 전략 역풍 가능성

이란의 최고 지도자였던 알리 하메네이 사망 이후, 차남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후계자로 유력하게 부상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중동 정세가 새로운 격랑에 휩싸이고 있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모즈타바가 권좌를 이어받을 경우 대미·대이스라엘 강경 노선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개혁파 교체’를 통한 통제 강화를 구상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략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흐름이다.
뉴욕타임스는 3일(현지시간) 이란 당국자들을 인용해 최고 지도자를 선출하는 헌법 기구인 전문가 회의가 화상회의를 열고 모즈타바를 차기 최고 지도자로 선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반정부 매체 이란 인터내셔널은 이미 선출이 이뤄졌다고 전했으나, 전문가 회의 측은 공식 발표를 하지 않은 상태다. 일부 성직자들은 발표 시 모즈타바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직접적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모즈타바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군·정보기관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2005년 이후 대선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권력 구도를 관리해왔고, 바시즈 민병대와의 연결 고리 속에서 반정부 시위 진압을 사실상 주도해왔다는 평가도 받는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의 이란 전문가 발리 나스르는 이번 움직임에 대해 “정권 내 강경 세력이 주도권을 확실히 잡았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이는 이란이 미국의 압박에 조기 굴복할 가능성이 낮아졌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새 지도자로 염두에 뒀던 대부분의 인물들이 사망했다”며 “최악의 경우 이전 사람만큼이나 나쁜 인물이 후임이 되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사실상 이란 지도부 교체를 외교 목표로 삼았음을 자인한 셈이다. 그러나 외부의 군사적 압박이 오히려 내부 결속과 강경파 부상을 촉진했다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강공 일변도 전략이 역효과를 낳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미 중부사령부는 ‘에픽 퓨리’ 작전 개시 이후 2000여 개 이란 내 목표물을 타격했다며 24시간 공습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전략폭격기 B-1, B-52와 F-35 스텔스 전투기까지 투입된 대규모 작전은 IRGC 시설과 미사일 개발 단지를 겨냥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테헤란 인근 핵시설과 전문가 회의 청사를 타격했다고 발표하며 확전 기조를 분명히 했다.
그러나 전면적 군사 압박은 이란의 미사일 보복으로 이어지고 있다. IRGC는 이스라엘 국방부 청사와 텔아비브 일대 군사시설을 타격했다고 주장했으며, 카타르 알우데이드 미군 기지 공격과 호르무즈해협 인근 유조선 피격도 발표했다. 중동 전역이 사실상 전장화되는 양상이다.
가장 우려되는 대목은 민간인 피해의 급증이다. 인권단체들은 분쟁 이후 사망자가 1000명을 넘어섰으며, 하루 사이 수백 명이 추가 희생됐다고 집계했다. 군사시설뿐 아니라 도시 인프라와 주거지역까지 공격 범위에 포함되면서 전쟁의 인도적 참사가 현실화되고 있다.
국제사회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가 국내 정치적 위기를 외부 갈등으로 돌리며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강경 대응은 단기적 정치 결집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중동 전체를 불안정에 빠뜨리고 글로벌 에너지·안보 질서를 흔들 수 있다. 특히 이란 내 권력 승계가 강경파 중심으로 굳어질 경우 협상의 여지는 더욱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중동은 이미 수차례 대리전과 종파 갈등으로 상처를 입어왔다. 지도자 교체라는 중대한 변곡점에서 군사적 압박을 극대화하는 방식이 과연 평화를 앞당길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이 제기된다. 확전이 아닌 외교적 해법으로의 전환 없이는, 이번 사태는 또 하나의 장기 분쟁으로 굳어질 위험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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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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