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수유동 모텔 약물 연쇄 사망’ 20대 여성 사이코패스 판정…AI 검색 기록도 수사 쟁점
정범규 기자
약물 음료로 남성 2명 사망…20대 피의자 PCL-R 기준 초과
범행 전 치사량·사망 과정 검색 정황…디지털 기록 ‘스모킹 건’ 부상
공감 능력 결여·범행 수법 진화 지적…재발 방지 대책 요구 확산

약물이 든 음료를 건네 남성 2명을 잇달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김모씨가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성향으로 판정됐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4일 김씨에 대해 실시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PCL-R) 결과, 통상적 분류 기준을 넘는 점수가 나왔다고 밝혔다.
PCL-R 검사는 냉담함, 충동성, 공감 능력 부족, 무책임성 등 20개 항목을 종합 평가해 40점 만점으로 산정한다. 국내에서는 일반적으로 25점 이상일 경우 사이코패스 성향으로 분류한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기준치를 웃도는 점수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기관은 해당 결과를 향후 기소 및 재판 과정에서 참고 자료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사건은 서울 수유동 일대 모텔에서 발생한 이른바 ‘약물 음료 연쇄 사망’ 사건으로, 김씨는 남성들에게 술과 특정 약물을 함께 섞은 음료를 건넨 뒤 의식을 잃게 하고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일정 시간 의식을 잃은 뒤 끝내 숨졌으며, 유사한 수법이 반복됐다는 점에서 계획범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특히 범행 전 김씨가 치사량과 사망까지 이르는 과정 등을 검색한 정황이 확인되면서 디지털 포렌식 결과가 핵심 증거로 떠오르고 있다. YTN 라디오에 출연한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피의자가 술과 특정 약물을 함께 복용할 경우 사망에 이르는지, 어느 정도 용량이 필요한지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하려 한 흔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단순 키워드 검색과 달리, 생성형 AI는 구체적인 의도와 실행 방법을 시간 순으로 정리해주는 특성이 있어 범행 의사와 수법을 보다 명확히 드러내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또한 “사이코패스의 대표적 특징은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 능력이 결여돼 있다는 점”이라며 “처음에는 의식을 잃히는 수준에서 시작했다가 점차 치명적 결과에 이르도록 수법의 강도를 높여갔다면 이는 죄의식이 희박한 성향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김씨의 범행 동기를 둘러싸고도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외모와 SNS 활동을 통해 남성들에게 접근했던 점, 그리고 현실에서의 인정 욕구를 온라인 공간에서 보상받으려 했을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이 교수는 “SNS에서의 팔로우와 ‘좋아요’가 현실에서 충족되지 못한 욕구를 보상해주는 역할을 했을 수 있다”며 “그 과정에서 왜곡된 자기 확신이 형성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사이코패스 판정이 곧 범행의 전부를 설명해주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정신의학적 진단은 범죄의 배경을 이해하는 참고 자료일 뿐, 법적 책임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는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계획성과 반복성이 확인될 경우 사회적 위험성은 더 크게 평가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디지털 공간에서의 검색 기록과 생성형 AI 활용 내역이 중대 범죄의 증거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파장이 크다. 동시에 무분별한 약물 정보 접근, 온라인상 왜곡된 인정 욕구, 공감 능력 결핍이 결합할 경우 어떤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경고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의 추가 범행 가능성과 공범 여부, 약물 입수 경로 등을 계속 수사 중이다. 사건의 전모가 드러날수록 사회적 충격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제도적 관리와 예방 장치, 그리고 온라인 플랫폼과 수사기관 간 협력 체계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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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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