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민주당 과방위 “박장범 KBS 사장, 비상계엄 보도 개입 정황”…진상 공개·사퇴 촉구
정범규 기자

민주당 과방위원들이 12·3 비상계엄 당시 KBS 보도 개입 의혹을 공식 제기했다.
사장 내정자 신분에서 편성 지시가 이뤄졌다는 정황이 드러났다는 주장이다.
공영방송 독립을 흔든 권력 개입 의혹에 대한 전면 재조사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27일 박장범 KBS 사장이 12·3 비상계엄 당시 보도 편성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진상 규명과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최민희·김현·김우영·노종면·이주희·이정헌·이훈기·정동영·조인철·한민수·황정아 의원 등 민주당 과방위원 일동은 이날 공동 성명서를 통해 “언론노조 KBS본부와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박 사장이 계엄 당시 사장 내정자 신분으로 최재현 보도국장에게 직접 연락해 계엄 관련 편성을 지시한 정황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해당 연락이 단순한 개인 판단이 아니라 외부 권력의 의중이 전달된 결과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성명에서는 “박 사장의 연락 배후에 당시 대통령실 최재혁 홍보기획비서관이 있었다는 정황까지 확인됐다”며 “이는 공영방송을 사실상 계엄 홍보 수단으로 전락시키려 한 중대한 보도 개입 행위”라고 규정했다.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내부 논란이 아닌 방송법 위반 사안으로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이들은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규정한 방송법 제4조를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라며 “권력의 보도 개입이라는 본질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의 KBS 보도 개입 사건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당시 이정현 전 수석은 보도 개입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바 있다.
위원들은 특히 박 사장이 아직 공식 사장 임명 전인 내정자 신분이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공영방송의 편성 권한을 갖지 않은 인사가 계엄이라는 국가적 비상 상황에서 보도 방향에 개입했다면, 이는 권한 남용을 넘어 민주주의 질서를 훼손하는 중대 사안이라는 것이다.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박 사장을 향해 “12월 3일 당일 누구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전달했는지 전 과정을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즉각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수사기관을 향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했다. 위원들은 “단순히 ‘몰랐다’는 당사자 진술에 의존해 사건을 종결해서는 안 된다”며 “외부 권력 개입 여부와 방송법 위반 혐의를 원점에서 재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KBS 내부를 향한 요구도 이어졌다.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당일 편성 변경 과정, 통화 기록, 지시 라인 등 관련 자료 일체를 즉각 보존하라”며 “공영방송 스스로가 진실 규명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단순히 한 방송사 사장의 거취 문제를 넘어, 비상계엄이라는 초유의 상황에서 공영방송이 어떤 태도를 취했는지, 그리고 권력이 다시 보도 통제의 유혹에 손을 뻗었는지를 되짚는 사안으로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영방송 독립성 훼손 구조를 근본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과거 군사정권 시절로 회귀한 듯한 보도 통제 시도가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되며, 이를 명확히 단죄하지 않는다면 언론 자유는 언제든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향후 국회 과방위 차원의 추가 청문회 추진 여부와 함께, 수사기관의 재수사 착수 여부가 이번 사안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공영방송의 신뢰 회복과 언론 자유의 원칙이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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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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