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신천지의 국민의힘 조직 개입 의혹, 종교와 정치의 위험한 결합 드러나
정범규 기자

신천지 핵심 경호조직 출신 인사의 증언을 통해 조직적 정당 개입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신도들을 국민의힘 책임당원으로 가입시키려는 전국 단위 지시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보수 정치권과 특정 종교의 구조적 유착 의혹이 다시금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신천지 교주 이만희 씨의 최측근 경호조직으로 알려진 이른바 ‘일곱 사자’ 출신 인사가 신천지의 조직적 정당 개입 실태를 폭로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해당 인사는 22대 총선을 앞둔 2023년, 신천지 내부에서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전국적으로 지시하고 관리해 왔다고 증언했다.
이 증언에 따르면 신천지는 단순한 개인 차원의 정치 참여가 아니라, 신도들을 집단적으로 책임당원으로 만들어 향후 당내 경선과 주요 정치 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전략적 판단을 세웠던 것으로 드러난다. 특정 지역에 국한된 움직임이 아니라 전국 단위로 조직이 동원됐다는 점에서 정치 개입의 구조성과 계획성이 강하게 의심된다.
증언자인 A씨는 2023년 7~8월을 전후해 전국적으로 국민의힘 책임당원 가입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신도들을 미리 책임당원으로 확보해 두면, 향후 공천 경쟁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걸린 국면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내부 판단이 작동했다는 것이다.
A씨가 몸담았던 ‘일곱 사자’는 이만희 씨를 직접 경호하는 비공식 조직으로, 외부에 거의 노출되지 않은 7명으로 구성된 그림자 조직이었다. 이들은 단순 경호를 넘어 지역 조직 관리, 회계 점검, 비공식 지시 수행 등 신천지 핵심 운영을 담당해 왔다. 선발 과정 역시 충성도 검증과 시험 등을 거친 것으로 전해져, 내부 권력 구조의 최상층에 해당하는 인물들이었다.
이처럼 교주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던 인사의 증언이라는 점에서, 수사 당국 역시 사안을 중대하게 보고 있다. 검찰과 경찰로 구성된 합동수사본부는 신천지의 정치권 유착 의혹과 관련해 A씨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정황 자료도 일부 확인됐다. 군포 지역을 중심으로 작성된 팀별 당원 가입 명단과 텔레그램 대화 내용에는 목표 인원과 확정 인원, 팀장 이름 등이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다. 명단에는 특정 팀의 목표 인원이 140명으로 설정돼 있고, 그중 135명이 이미 가입을 완료했다는 식의 관리 체계가 드러난다. 텔레그램에는 회비를 자동이체로 설정하라는 지시와 함께 매달 1000원이 빠져나간다는 구체적인 안내도 포함돼 있었다.
A씨는 군포 지역만 놓고 보더라도 유효 신도 약 300명 가운데 절반 수준인 150명가량이 실제로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전국 유효 인원을 내부적으로 10만에서 20만 명 수준으로 추산했으며, 단순 계산만 해도 수만 명 규모의 당원 가입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부 평가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당원 가입 대상 정당이 국민의힘으로 한정됐다는 주장이다. A씨는 더불어민주당이나 다른 정당은 선택지조차 아니었으며, 상부 지시로 오직 국민의힘 가입만 허용됐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정치 성향의 문제가 아니라, 오랜 기간 형성돼 온 보수 정치권과의 유착 구조가 배경에 깔려 있었다는 증언으로 이어진다.
그는 신천지 고위 간부들이 정치권으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보수 정치권 인사들을 통해 연결 고리를 형성해 왔고, 관련 인맥 역시 보수 정당을 중심으로 유지돼 왔다고 설명했다. 보수 정당과의 관계가 일종의 관행처럼 굳어졌다는 내부 인식이 존재했다는 것이다.
반면 진보 진영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강한 적대감이 형성돼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당시 경기도의 강제 역학조사와 압수수색, 그리고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의 강경 대응 이후 신천지 내부에서는 민주당에 대한 반감이 구조적으로 고착됐다는 설명이다. 방역과 공권력 집행을 이유로 신천지를 지속적으로 문제 삼았던 진보 진영은 내부적으로 ‘함께할 수 없는 정치 세력’으로 인식됐다는 것이다.
A씨는 당시 고위 간부들로부터 정치권 유착을 노골적으로 시사하는 발언도 여러 차례 들었다고 주장했다. 현장에서 당원 가입이 이뤄지던 시기, 고위 간부가 유력 정치인에게 전화 한 통으로 해결되지 않던 문제가 쉽게 정리됐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그는 과천 종교시설 용도 변경 문제나 이만희 씨를 둘러싼 각종 행정·사법 사안이 내부에서 거론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증언은 특정 종교 단체의 일탈을 넘어, 민주주의 제도 자체를 내부에서 교란하려 했다는 중대한 의혹으로 이어진다. 정당의 당원 시스템이 조직 동원 방식으로 악용될 경우, 공천과 선거, 정책 결정 과정까지 왜곡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정치와 종교의 분리는 헌법적 원칙이자 민주주의의 기본 전제다. 그럼에도 특정 종교 집단이 조직적으로 정당 내부에 침투해 영향력을 확대하려 했다면,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직접적인 도전이다. 특히 이러한 움직임이 특정 정당, 그것도 보수 정치권과 구조적으로 맞물려 있었다는 의혹은 한국 정치가 오랫동안 안고 있던 종교·권력 유착의 민낯을 다시 드러내고 있다.
수사 당국은 단순 참고인 조사에 그칠 것이 아니라, 조직적 개입 여부와 정치권 연계 정황 전반을 철저히 규명해야 할 책임이 있다. 정치권 역시 종교 집단의 은밀한 침투 가능성을 외면하지 말고, 정당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제도적 점검에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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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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