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명태균과 통화했다”… 공천게이트 인물과 단일화 논의 정황 논란



정범규 기자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자와 통화 인정한 이준석 후보
“기억 안 난다”던 이 후보, 단일화 대화 사실상 시인
명태균 “내가 전화했다고?”… 오히려 통화 자체 부정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정치브로커로 지목된 명태균 씨와의 통화 사실을 인정하면서, 보수 야권 단일화를 둘러싼 정치적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명씨는 공천 거래 의혹으로 재판 중인 인물이며, 이준석 후보가 그와 통화한 사실을 스스로 밝히면서 보수 단일화의 뒷거래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22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주한미국상공회의소 간담회 이후 질의응답 시간,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는 이 후보에게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와 통화했느냐”고 물었고, 이 후보는 “저한테 연락이 왔다”며 통화 사실을 시인했다. 이 후보는 이어 “단일화 얘기도 했지만, 제가 그분에게 조언을 들을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1분도 안 되는 짧은 통화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해당 발언은 이 후보가 처음에는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던 것과 상충되며, 단일화 관련 대화가 있었음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뉴스타파: “이준석, 명태균과 카카오톡 자주 주고받고 여론조사 의뢰도”
뉴스타파는 “이 후보가 2022~2023년 사이 명씨와 최소 두 차례 여론조사를 주고받았고, 결과를 미리 받아본 정황도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이는 단순한 통화 차원을 넘어 선거 여론조작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대목이다.
더욱이 명씨는 2020년 20대 대선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이 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김영선 전 의원과 함께 공천 대가 금전 거래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그는 5개월 후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현재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런 인물과 대화를 나눈 사실이 드러난 것만으로도 이준석 후보의 정치적 도덕성에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명태균 “준석이가 나랑 통화했다고?”… 통화 자체 부인
한편,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는 명씨에게 직접 통화 사실을 확인했으나, 명씨는 “내가 전화했다고?”라며 오히려 기억하지 못하는 반응을 보였다. 심지어 녹취록에서는 “노코멘트 안 카더나 나는”이라는 말만 반복하며, 사실상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는 회피성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명씨가 실제로 단일화 논의나 선거 관련 자문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는지에 대한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후보는 통화가 있었던 21일 이외에는 “최근 명태균씨에게 전화 받은 적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의심을 완전히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이 후보는 22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국민의힘과 단일화에 관해 일절 논의하지 않겠다”며 “투표용지에는 ‘기호 4번 개혁신당 이준석’ 이름이 선명하게 찍힐 것”이라고 밝혀 논란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단일화 논의는 안 하겠다’는 입장과 달리, 정치브로커와 통화한 사실이 드러난 상황에서 유권자 신뢰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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