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국민의힘, 4·3을 ‘공산폭동’으로 왜곡… 제주도민 분노 폭발
정범규 기자

장동혁 대표 ‘건국전쟁2’ 관람 후 망언 파문
제주4·3은 국가폭력의 비극이자 민주주의의 상징
민주당·유족 “역사 부정과 극우 정치, 국민 심판 받을 것”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영화 ‘건국전쟁2’를 관람한 뒤 “역사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은 모두 존중돼야 한다”고 발언하면서, 제주 4·3을 ‘공산폭동’으로 규정한 극우 서사에 동조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이 발언은 제주도민과 4·3 유족들의 분노를 불러일으켰으며, 더불어민주당과 제주4·3희생자유족회는 “역사적 합의를 부정한 망언”이라며 강하게 규탄했다.
제주도지사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제주도당위원장, 김창범 4·3희생자유족회장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장동혁 대표는 2024년 총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4·3 추념식에 참석하도록 건의하겠다’고 약속했던 인물인데, 불과 1년 반 만에 극우의 길을 택했다”며 “국가폭력 피해의 진실을 부정한 것은 공당 대표로서의 자격 상실”이라고 비판했다.
4·3사건은 이미 1999년 여야 합의로 ‘제주4·3특별법’이 제정되고, 2014년에는 국가 추념일로 지정됐다. 2021년 국회는 희생자 배·보상, 특별재심, 추가 진상조사 및 트라우마 치유를 포함한 ‘4·3특별법 전부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올해에는 4·3 관련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며, 국가 차원의 역사적 평가가 확정된 사안이다.
그럼에도 장동혁 대표는 영화 관람 후 기자간담회에서 사죄나 유감 표명 없이 “역사적 진실을 존중해야 한다”고 언급해 논란을 더욱 키웠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이는 단순한 말실수가 아니라, 극우정당으로의 노선을 공식화한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정치적 생존을 위해 역사 왜곡을 이용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장 대표에게 직접 질문을 던졌다. “편향성과 완성도가 떨어진 영화를 추석날 관람한 이유는 무엇인가?”, “공산폭동이라는 왜곡된 관점을 존중하겠다는 뜻인가?”, “윤석열 대통령 역시 같은 인식을 공유하고 있는가?” 등 국민의힘의 공식 입장을 요구했다. 이어 “만약 장 대표의 망언에 대한 사과 없이 송언석 원내대표까지 영화 관람을 강행한다면, 국민의힘은 제주도민의 준엄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영훈 지사와 김한규 위원장은 “제주4·3은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피와 눈물이 만든 민주주의의 상징이며, 이를 부정하는 것은 또 다른 폭력”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국민의힘이 즉각 사죄하고 ‘건국전쟁2’ 관람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도민과 유족이 법적·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극우세력의 힘을 빌어 권력을 탐하려는 환각에서 하루빨리 깨어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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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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