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 쿠팡 퇴직금 수사 외압 의혹으로 특검 출석
정범규 기자

쿠팡 퇴직금 미지급 사건 수사 과정에서 불기소를 종용했다는 의혹을 받는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가 특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검찰 고위 간부가 대기업 노동 사건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수사 외압의 실체와 직권남용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번 사안은 검찰 권력과 대기업의 관계, 그리고 노동 사건 처리의 공정성을 다시 묻는 중대한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쿠팡 물류 자회사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을 둘러싼 수사 외압 의혹이 본격적인 특검 수사 단계에 들어섰다. 쿠팡 측을 불기소 처분하라고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는 엄희준 광주고검 검사가 9일 안권섭 상설 특별검사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엄 검사는 사건 당시 인천지검 부천지청장으로 재직하며 해당 수사에 지휘권을 행사한 인물이다.
엄희준 검사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센트로빌딩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로 출석하면서 수사 외압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수사 외압 주장은 일방적인 허위 주장이라며, 특검 조사에서 객관적인 물증을 토대로 충분히 적극적으로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특검은 엄 검사를 직권남용 등 혐의의 피의자로 특정하고, 실제로 부당한 지휘나 압력이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의혹의 발단은 지난해 초 쿠팡 물류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의 일용직 노동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 수사 과정이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문지석 부천지청 부장검사는 수사 도중 엄희준 검사와 김동희 당시 부천지청 차장검사로부터 쿠팡 측을 무혐의로 정리하라는 부당한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문 부장검사는 지난해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이러한 외압 정황을 공개 증언하며 논란이 확산됐다.
앞서 고용노동 당국은 쿠팡과 관련 업체에 대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 의견을 붙여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해 4월 불기소 결정을 내렸고, 이 결정 과정에 검찰 지휘부의 부당한 개입이 있었는지가 이번 특검 수사의 핵심 쟁점이다. 엄희준 검사와 김 전 차장검사 측은 일용직 근로자는 퇴직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법리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을 뿐, 외압은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검은 지난달 24일 엄희준 검사와 김동희 전 차장검사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관련 자료를 확보했고, 지난 7일에는 김 전 차장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번 엄 검사 소환은 검찰 내부 의사결정 과정과 수사 지휘의 적법성을 정면으로 들여다보는 국면으로 수사가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 비위 의혹을 넘어, 대기업 노동 사건에서 검찰이 어떤 기준과 원칙으로 권한을 행사해 왔는지를 묻는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특검 수사 결과에 따라 검찰의 수사 독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신뢰, 나아가 노동자 권리 보호 체계 전반에 대한 제도적 논의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진실과 공정한 천지인 뉴스, 정확한 팩트
정범규 기자
뉴스 제보: chonjiinnews@gmail.com
저작권자 © 천지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