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4-09-19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2022년 6·1 재보궐선거 공천 개입 의혹 제기
2022년 6·1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공천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뉴스토마토>에 따르면, 이와 관련해 다수의 음성파일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인공인 명태균 씨는 20대 대통령선거를 계기로 윤 대통령 내외와 인연을 맺었으며, 보수 진영 내 폭넓은 인맥을 자랑한다. 그는 윤 대통령 내외와 가까운 함성득 교수와 함께 창원을 기반으로 경남 전역까지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뉴스토마토>가 확보한 음성파일에 따르면, 명씨는 2022년 5월 9일 오전 10시 19분 E씨와의 통화에서 “사모하고 전화해가, 대통령 전화해가지고 (따졌다). 대통령은 ‘나는 김영선이라 했는데’ 이라대”라며 “그래서 윤상현이, 끝났어”라고 언급했다. 이는 윤 대통령으로부터 김영선 전 의원의 경남 창원의창 공천을 약속받았다는 설명으로 해석된다.
명씨는 해당 통화에서 당시 ‘윤핵관’으로 불렸던 국회의원 두 명이 대통령을 위시해 김 전 의원이 아닌 다른 후보를 공천하도록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Y가 대통령 이름 팔아가지고. K가, 공관위 압박을 넣어 가지고”라며 “내가 가만히 있을 놈이라? 끝났어”라고 말했다. 이어 “소문내면 안 돼요. 후보들 난리 날 겁니다”라며 비밀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복수의 관계자들은 “박완수 현 경남지사의 출마로 비게 된 창원의창에는 김종양 현 의원의 공천이 유력하게 거론됐다”며, “김영선 전 의원은 창원의창과 아무런 연고도 없는 데다, 박완수 지사와도 사이가 매우 안 좋았다”고 밝혔다.
명씨는 같은 날 오후 4시 39분 E씨에게 다시 전화해 “김영선 그 현수막, 이제 본선 후보잖아”라며 본선을 대비한 현수막 문구에 신경 썼다고 전했다.
2022년 5월 10일 오전 윤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렸고, 명씨 부부는 주요 인사로 초청받았다. 같은 날 오후 국민의힘 공관위는 김영선 전 의원을 창원의창에 공천한다고 발표했다.
국민의힘 당직자 출신으로 명씨와 가까운 D씨는 “명씨가 대통령과 통화한 녹음 파일을 내게 들려줬다”며 “명씨가 과시하려고 통화 녹음파일을 스피커폰으로 여기저기 들려줬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처음에는 명씨한테 ‘K의원이 이건 당에 맡겨 달라고 했다’라고 말했다”며 당시 통화 내용을 회상했다.
명씨는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공천 당시에도 김영선 전 의원의 창원의창 공천 배제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음성파일에 따르면, 명씨는 2월 18일 E씨와의 통화에서 “김영선 컷오프야. 여사가 직접 전화 왔어”라고 지시했다.
김 전 의원은 명씨에게 전적으로 의존했던 것으로 보이며, 두 사람 간의 관계가 주종관계에 가까웠다는 증언도 있다. E씨는 “김 의원이 우리 의원실에는 국회의원이 둘이라고 했다. 김영선과 명태균”이라고 말했다.
명씨는 관련 입장을 묻는 <뉴스토마토>에 “이솝우화에 ‘바람과 태양’, 바람을 선택하셨군요”라고 답했다. 본지는 김 여사와 대통령실에도 해당 질문과 함께 반론을 요청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
한편, 6·1 재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였던 이준석 의원은 “김종양 후보 얘기가 처음 나온 건 맞다”면서도 “공관위원장은 윤상현 의원이었고, 나는 손을 떼고 있었다”고 밝혔다. 윤 의원은 “김 전 의원이 경쟁력이 있었고, 여성이었고, 오랫동안 당에 헌신했기 때문에 공천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범규 기자 뉴스제보 chonjiinnew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