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4-12-23
경북 구미시가 가수 이승환씨의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를 이틀 앞두고 공연장 대관을 돌연 취소했다. 이씨는 이에 대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승환씨는 23일 입장문을 통해 “구미시 측의 일방적인 콘서트 대관 취소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신속하게 구미시 측에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다. 일방적이고 부당한 대관 취소 결정으로 발생할 법적, 경제적 책임은 구미시의 세금을 통해서가 아니라 이 결정에 참여한 이들이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미시 측이 ‘안전을 위한 결정’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공연 참석자들에게 공연 반대 집회 측과 물리적 거리를 확보하고, 집회 측을 자극할 수 있는 언행도 삼가달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씨는 현장 경호 인력을 증원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구미시에 통지했다고 덧붙이며, 구미시가 경찰 등을 통해 적절한 집회·시위를 보장하면서 관람객들의 문화 향유 권리도 지켰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이승환씨는 ‘정치적 선동 및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은 서약서를 올렸으나, 서약서에는 이승환과 소속사의 날인이 없었다. 그는 “대관 취소의 진짜 이유는 서약서 날인 거부였다고 보인다”며 “이 사건은 표현의 자유 문제다. 공공기관이 창작자에게 사전에 정치적 오해 등 언행을 하지 않겠다는 문서에 서명하라는 요구를 했고, 이를 따르지 않자 불이익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많은 팬들이 피해를 입었다. 티켓 비용뿐만 아니라 교통비, 숙박비도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크리스마스날 공연을 기대했던 일상이 취소됐다. 대신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구미시는 오는 25일로 예정된 이승환 콘서트를 취소한다는 내용의 ‘긴급 입장문’을 발표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20일 이씨 측에 안전 인력 배치 계획 제출과 서약서를 요청했으나, 이씨 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날인할 의사가 없다고 반대 의사를 서면으로 밝혀왔다”고 설명했다.
김 시장은 또한 “지난 10일 이씨 기획사에 정치적 선동 자제를 요청했으나, 이씨는 지난 14일 수원 공연에서 ‘탄핵이 되니 좋다’라며 정치적 언급을 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구미시는 이씨의 콘서트가 열린다면 시민과 관객의 안전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범규 기자 뉴스제보 chonjiinnew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