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5-02-12
11일 방송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서는 계엄과 탄핵이라는 혼란 속에서 언론의 역할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었다. 진행자와 출연자들은 정의가 명확할 때 언론의 공정성과 균형만으로는 부족하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내란 세력의 주장을 중립적으로 인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또한, 언론사 간 상호비평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었다.
유시민 작가는 기성 언론에 대해 “내란 세력과 호헌 세력에 동등한 발언권을 주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박성태 사람과사회연구소 연구실장(전 JTBC 기자)은 “정치 지도자들이 내란 세력과 선을 긋고 경계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흐름이 언론 보도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희원 한국일보 뉴스스탠다드실장은 “언론이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도구인데, 내란과 계엄이라는 헌정질서 파괴는 공정과 균형 이전의 문제”라며 선을 긋는 태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준희 한양대 정보사회미디어학과 겸임교수는 “계엄의 징후가 있었으나 언론의 정파적 편향이 있었다”며, 계엄설에 대한 탐사보도가 필요했지만 대다수 언론이 민주당 비판에 집중했다고 지적했다. 유 작가는 “모든 계엄 동선에 경호처가 있는데 윤 대통령 공소장에 경호처 언급이 없다”며, “이런 의문에 대해 어느 레거시 미디어도 얘기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준희 겸임교수는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여론이 높아진 것에 대해 언론을 향해 “여론조사는 부분적 사실에 불과하다”며 “여론조사를 통해 여론을 만드는 행위”를 경계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유 작가는 “상식 있는 사람은 전화를 끊게 만드는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쓰는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희원 실장은 부정선거 등을 주장하는 전한길 강사의 발언을 수백 건 인용하는 최근 보도 행태를 두고 “참담하다”며, “마이크를 대줘야 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에게 마이크를 대주는 것은 언론의 역할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20년 넘게 온라인으로 속보를 띄우고 조회수를 추구하는 것이 익숙해져 저널리즘 규범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희원 실장은 “틀리지 않은 팩트를 교묘하게 취사선택하거나 왜곡해서 내란을 정당화하는 기사”에 대해 비판하며, 서부지법 폭동 이후 등장한 ‘법은 왜 짓밟혔나’라는 조선일보의 기획보도를 언급했다. 유시민 작가는 조선일보를 포함한 일부 언론이 “내란 세력과 호헌 세력 사이에서도 중립적이다”며, “대놓고 비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석희 진행자도 “미디어의 상호 비평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준희 겸임교수는 보수신문 중 윤석열 정부에 가장 비판적인 동아일보를 언급하며 “정확한 사실에 기반하여 윤 정부의 정책 실패를 일관되게 지적해왔다”고 평가했다.
정범규 기자 뉴스제보 chonjiinnew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