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5-02-13
최근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문형배 헌법재판관에 대한 음란물 댓글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진행 중인 헌법재판관의 개인 신상을 겨냥한 마타도어로 해석되고 있다. 일부 보수 성향의 인터넷 매체는 지난 11일 문 재판관이 가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경남 진주 대아고등학교 제15회 동문 인터넷 카페에서 다수의 청소년 유해 음란물이 공유되었다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문 재판관이 음란물이 포함된 게시글에 직접 댓글을 달았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13일 논평에서 “해당 커뮤니티에는 ‘사법부 최고 존엄도 거부하기 힘듬.. 여고생 XX는 못 참지’라는 내용의 미성년자 음란물까지 게시되었으며 문형배 재판관은 해당 게시물에 직접 댓글까지 달았다”고 주장했으나, 이후 이 내용을 삭제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의 확인 결과, 이러한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문 재판관에 대한 댓글 의혹은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국민의힘 갤러리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2일 오전 1시경, 한 사용자가 ‘행배쿤(문형배 재판관 지칭) 이건 너무 아청아청한거 아니야..?’라는 제목으로 음란물 사진 아래 문 재판관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댓글을 단 것처럼 글을 올렸다.
그러나 해당 댓글 사진의 원본에는 음란물이 없었으며, 전날 오후 3시경 같은 갤러리에 올라온 게시물에는 동문 카페의 댓글만 있었다. 이 댓글에 음란물을 덧붙여 문 재판관이 음란물에 게시글을 단 것처럼 조작한 것이다. 13일 현재 해당 댓글 의혹을 제기한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이다.
또한, 문 재판관이 자신의 댓글을 삭제하기 위해 재판 도중 자리를 비웠다는 의혹도 제기되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11일 오후 8시경, 디시인사이드 미국정치 갤러리에 ‘행배(문형배 지칭)행님 갑자기 어디갔노’라는 제목의 게시물에는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비어 있는 재판관석의 사진이 올라왔다. 그러나 이 사진에서 정형식, 조한창 재판관 옆 자리는 문형배 재판관의 자리가 아닌 원래 빈자리였다. 현재 헌법재판관은 9인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회에서 선출한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아 현재 1인이 공석이다.
문형배 재판관은 13일 온라인 카페 관련 보도에 대해 공보관실을 통해 “해당 카페는 동창 카페로서 경찰은 이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수사해 주기 바라며, 아울러 카페 해킹에 대한 철저한 수사도 바란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경찰은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가입된 온라인 동창 카페에서 음란물 공유를 방조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에 나섰고, 서울 마포경찰서는 문 대행과 관련된 의혹을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로 이송할 예정이다.
이 사건은 정치적 갈등과 개인의 명예를 걸고 벌어지는 마타도어의 심각성을 드러내고 있으며, 향후 진상 규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범규 기자 뉴스제보 chonjiinnew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