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부정선거 음모론 영화’ 관람…극우 정치로의 회귀인가
– 대선을 2주 앞두고 음모론 다큐 관람…정치적 무책임 비판 확산
– 국민의힘 내부도 발칵…“사전투표 해놓고 부정선거 운운하나”
– 김문수 후보의 우회적 동조, 당내 분열과 리더십 부재 드러나


정범규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선을 불과 13일 앞두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관람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무게감을 망각한 듯한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정치권은 물론 보수진영 내부에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5월 21일 오전 9시 40분, 서울 동대문구의 한 영화관에서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를 관람했다. 해당 영화는 “2023년 12·3 계엄령 선포의 배경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부정선거였다”는 주장을 담고 있으며, 전직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와 이영돈 전 채널A 제작본부장이 공동 기획·제작했다.
윤 전 대통령의 등장을 기다리던 40여 명의 지지자들은 ‘부정선거, 너만 몰라’라는 문구가 적힌 빨간 풍선을 들고 “윤석열”을 외치며 상영관 앞에 집결했다. 영화 상영 중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장면이 나오자 박수를 보내는 장면도 포착됐다. 상영관 외부에는 ‘6월 3일 부정선거 확신한다’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가 부착돼 있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 없이 조용히 상영관으로 들어갔고, 영화가 끝난 후에도 “현재 재판 중이지 않느냐”는 물음에 입을 닫은 채 자리를 떠났다. 그는 계엄령 선포와 관련한 내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 신분이다.

이 같은 윤 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격한 반응이 나왔다. 한동훈 전 당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문수 후보가 부정선거 음모론과 단호히 절연하길 바란다”며 “윤 전 대통령은 매 선거마다 사전투표를 해놓고선 이제 와서 부정선거 영화를 본다는 게 앞뒤가 맞느냐”고 비판했다.
조경태 의원도 “윤석열 논리대로라면 이번 대선도 부정선거가 될 텐데, 그럼 투표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냐”며 “당은 윤 전 대통령에게 이끌려가고 있다”고 직격했다. 김근식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우리 당이 살아남고 보수가 다시 설 수 있는 길은 윤석열 재구속뿐”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당 지도부는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미 탈당했으며 당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인물”이라고 선을 그으며, “계엄령 사태로 국민이 받은 충격을 고려하면 조용히 있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문수 대통령 후보는 이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어떤 영화인지 잘 모른다”면서도 “누구든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면 선관위가 해명해야 한다”고 말해 사실상 윤 전 대통령의 주장에 편승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논란을 더욱 키웠다. 이에 대해 한 재선 의원은 “김문수 후보가 윤석열과 명확하게 거리를 두지 못해 당 전체가 극우 이미지에 휘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윤 전 대통령의 이번 영화 관람이 단순한 문화행사 참여가 아니라, 명백히 극우 정치 세력과의 연대를 상징하는 정치적 메시지라고 해석하고 있다. 특히 계엄령 정당화를 위한 ‘부정선거’ 프레임을 대선 직전 다시 꺼낸 것은 선거 자체에 대한 국민 신뢰를 해치는 위험한 시도라는 비판이 이어진다.
윤 전 대통령은 헌정질서를 유린하고 국회를 무력화한 내란의 주역으로 법정에 선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음모론과 결합한 정치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그의 모습은, 정치를 넘어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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