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리자
- 2023-04-11
전국 소방관들이 초대형 산불을 끄기 위해 강원 강릉시로 집결하고 있다. 11일 강릉시에서 발생한 산불이 민가까지 태우며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소방청이 최고 대응 수위인 소방 대응 3단계, 전국 소방동원령 2호를 발령했다.
소방청은 오전 9시 18분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가 9시 43분 대응 3단계로 격상했다. 산불로 소방 대응 3단계가 발령된 건 올해 들어 처음이다.
소방청은 지난해 6월 경남 밀양시 산불 이후로 올 들어 처음으로 전국 소방동원령 2호도 발령했다. 소방력 동원 규모로 보면 1호는 동원력이 250명 미만, 2호는 250명 이상 500명 미만, 3호는 500명 이상이다. 동원 소방차 기준으로 보면 1호는 100대 미만, 2호는 100대 이상~200대 미만, 3호는 200대 이상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소방력 355명, 장비 68대, 전국 시도 소방차 200여대가 현장으로 출동하고 있다.
인접 시도인 충북은 물론이고 경기, 광주·전남, 전북, 울산의 베테랑 소방관들이 강릉으로 향했다.
현재까지 147가구 300여명 주민이 강릉 아레나와 사천중, 초당초교 등에 분산 대피한 상태다. 호텔 등에 대피 중인 관광객 700여명을 더하면 대피 인원만 1000명이 넘는다. 강릉시, 속초시, 고성군에 있는 15개 학교는 휴업 또는 단축수업을 결정했다.
산불 규모가 커진 이유가 있다. 시속이 136㎞에 이르는 태풍급 강풍 양간지풍(襄杆之風: 양양군과 고성군 간성읍 사이에서 국지적으로 부는 강한 바람)을 타고 산불이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강풍 탓에 8000리터급 초대형 진화 헬기는 이륙하자마자 곧바로 철수했다.
문화재 보호에도 비상이 걸렸다. 강원도 유형문화재인 강릉 방해정 일부가 소실됐고, 경포호 주변의 작은 정자인 상영정이 전소됐다. 산불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인 경포대 인근까지 번지자 문화재청은 경포대 현판 7개를 떼내 인근의 오죽헌박물관으로 옮기기도 했다.
11 강원 강릉에서 발생한 산불의 영향과 영동지역 강풍으로 휴업과 단축수업에 들어간 동해안 학교가 20곳을 넘어섰다.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까지 강릉과 속초, 고성 3개 지역에서 23개 학교가 휴업 또는 단축수업을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릉에선 8개 학교가 단축수업에 나섰고, 속초에선 14개 학교가 휴업과 단축수업을 결정했다. 고성에서도 1개 학교가 단축수업에 들어갔다.
오전 11개 학교가 휴업 또는 단축수업을 결정한 데 이어 오후에도 13개 학교가 추가로 단축수업을 결정한 것이다.
이날 오전 산불이 발생한 강릉에선 경포대초가 단축수업을 결정했다. 불이 나자 학생들은 인근 다른 학교로 대피했다가 학부모를 동반해 하교했다.
강릉 사천중도 단축수업에 나섰다. 화재로 인한 도로통제 등 시내권 학생들 이동과 학교 체육관의 이재민 대피소 활용 결정으로, 평일보다 수업을 2시간 단축했다. 이어 강릉에선 동명중과 주문진중, 강릉중앙고, 강릉문성고도 강풍으로 인한 단축수업을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시군의 15개 학교는 강풍의 영향으로 휴업과 단축수업을 결정하게 됐다. 속초에선 현북초와 영랑초, 중앙초, 청대초, 총호초, 속초중 6곳이 휴업을 결정했고, 현북초와 소야초, 설온중, 속초해랑중, 설악중, 속초고, 속초여고, 설악고가 단축수업에 나섰다.
고성에서는 동광중 1곳이 단축수업을 결정했다.
정범규 기자 뉴스제보 chonjiinnew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