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인뉴스] “전한길을 품는 자가 대통령 된다?”…극우 유튜버에 휘둘리는 국민의힘
정범규 기자

극우 유튜버 전한길, 국힘 당권 영향력 과시하며 ‘대통령 예언’
장동혁 대표 당선 직후 “전한길을 품어야 공천·권력 얻는다” 발언
정당 민주주의 대신 유튜버 권력이 당 공천 좌우…보수 몰락 자초
국민의힘이 극우 유튜버 전한길 씨의 발언에 휘둘리며 정당 민주주의의 근간마저 흔들리고 있다. 전 씨는 27일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한 유튜브 방송에서 “전한길을 품는 자가 내년에 지방자치단체장이 되고, 향후 국회의원 공천도 받을 수 있으며, 다음 대통령도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스로를 당권의 ‘킹메이커’로 내세우며, 당 공천권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위치임을 과시한 것이다.
앞서 전 씨는 “장동혁 후보가 당대표에 당선된 것은 자신을 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장 신임 대표의 승리를 자신의 공으로 돌렸다. 그는 장 대표에게 “저는 평당원으로 남아 돕겠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장 대표는 “눈물이 난다. 함께 힘을 합쳐 이재명 대통령과 맞서 싸우자”고 답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사실상 극우 유튜버가 당 지도부와 직접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전 씨는 심지어 내년 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군을 언급하며 특정 인사를 추천·지지하기도 했다. 그는 “대구시장은 제 선배인 이진숙 위원장이 해야 한다”며 자신이 직접 후보군을 정리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는 당의 공천 시스템과 절차를 완전히 무력화하는 발언으로, 보수정당 내부에서 민주적 경쟁이 아닌 유튜버의 ‘낙점 정치’가 자리잡고 있음을 드러낸다.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이 극우 유튜버의 발언에 좌지우지된다면, 이는 정당 민주주의의 붕괴이자 보수 정치의 몰락”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당원과 국민의 선택이 아닌, 구독자 수와 자극적 방송에 휘둘리는 정당이 선거에서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유튜버 정치와 결별하지 못한다면, ‘윤 어게인’ 구호와 함께 극단적 지지층에 매달리는 길밖에 남지 않는다. 그러나 그 끝은 중도층 이탈과 국민적 고립일 수밖에 없다. 정당 공천권이 극우 유튜버의 입김에 흔들린다는 사실 자체가 한국 보수 정치의 위기를 상징한다.
진실과 공정한 천지인 뉴스, 정확한 팩트
정범규 기자
뉴스 제보: chonjiinnews@gmail.com
저작권자 © 천지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