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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기본소득, 남해에서 시작된 ‘지역 순환경제’ 실험 [천지인뉴스]

농어촌 기본소득, 남해에서 시작된 ‘지역 순환경제’ 실험 [천지인뉴스]
정범규 기자

남해군 시범사업 한 달여, 지역경제에 즉각적 변화
소비→생산→재소비 구조 형성, 상권 활력 증가
사용처 제한 등 제도 보완 과제도 확인

농어촌 기본소득이 실제 지역경제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는지에 대한 첫 현장 결과가 나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추진하는 시범사업이 지난 2월 시작된 이후 약 한 달여 만에 경남 남해군 곳곳에서는 소비와 생산이 연결되는 새로운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창선면의 한 국숫집에서는 계산대 앞 풍경이 달라졌다. 손님들은 자연스럽게 ‘착카드’를 꺼내 결제한다. 이 카드는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역 내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지급된 지역사랑상품권이다. 식당을 운영하는 이은경 씨는 “카드 사용 이후 매출이 약 30% 증가했다”며 “계절적 요인도 있지만, 손님 흐름 자체가 안정됐다”고 설명했다. 창업 초기 불확실성이 컸던 상황에서 기본소득이 일정한 소비를 만들어내며 상권의 기초 체력을 보강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매출 증가를 넘어 지역경제 구조의 변화를 시사한다. 농어촌 기본소득은 주민에게 매월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이를 지역 내에서만 사용하도록 설계된 정책이다. 시범사업 기간 동안 남해를 포함해 전국 10개 군 지역 주민들은 매달 15만 원을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받는다. 핵심은 외부 유출을 막고 지역 내부에서 돈이 순환하도록 하는 데 있다.

이 구조는 남해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약 370여 농가가 참여하는 이 유통 거점에서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동시에 순환 구조에 참여하고 있다. 농산물을 납품하던 농민들이 기본소득을 받은 뒤 다시 매장을 찾아 소비자로 전환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기본소득 지급 직후 하루 매출이 평소의 두 배 이상으로 뛰는 등 소비 집중 효과도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형성되는 경제 흐름은 단순하다. 지급된 소득이 소비로 이어지고, 그 소비는 다시 생산자의 수익이 되며, 다시 지역 내 소비로 이어진다. 이른바 ‘소비→생산→재소비’의 순환 구조다. 이는 외부 의존도가 높은 농어촌 경제에서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는 하나의 실험으로 평가된다. 실제 남해군의 기본소득 사용률이 80%를 웃도는 수준을 기록하면서 정책 효과는 수치로도 일부 입증되고 있다.

정책의 파급력은 상권을 넘어 공동체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고령화가 심각한 농촌 마을에서도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난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공동체 사업을 확대하거나, 귀촌 인구와 결합해 새로운 경제 활동을 구상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마을 단위에서 돌봄 서비스와 소규모 생산·판매 모델을 결합하려는 시도는 기본소득이 단순한 소비 지원을 넘어 공동체 재구성의 촉매로 작용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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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마을에서는 지역 특산물을 중심으로 골목 상권을 재편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장기간 방치된 빈 점포를 활용해 생활 소비와 관광 소비를 동시에 유도하는 구조를 만들고, 이를 청년 유입과 연결하려는 계획이다. 이는 인구 감소와 상권 붕괴라는 농촌의 구조적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그러나 시범사업 과정에서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사용처 제한이다. 면 단위 지역에서는 소비 가능한 업종과 시설이 부족해 기본소득을 활용하는 데 제약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외식이나 특정 업종 중심의 소비 구조는 고령층이나 생활 패턴이 다른 주민들에게 불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지역 내 상권의 규모와 다양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역 내 소비 제한’ 원칙이 오히려 소비 선택권을 축소시킬 수 있다는 점도 과제로 꼽힌다. 향후 제도 보완 과정에서는 읍·면별 생활권과 소비 동선을 반영한 유연한 사용처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해에서 나타난 변화는 농어촌 기본소득이 단순한 현금 지원 정책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지역 안에서 돈이 머물고, 다시 순환하며, 공동체 활동으로 확장되는 흐름은 기존 지원 정책과는 다른 구조적 접근이다.

농어촌은 오랜 기간 인구 감소와 경제 침체라는 이중의 위기에 직면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본소득이 지역 내부의 경제 순환을 촉진하고 공동체 활동의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면, 이는 단순한 복지를 넘어 지역 재생 전략으로 평가될 수 있다.

남해에서 시작된 이 실험이 전국 농어촌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 그리고 제도적 한계를 어떻게 보완해 나갈지가 향후 정책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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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범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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